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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수치심’은 가해자가 느껴야 할 감정” 법조계 성차별 용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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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1,496회 작성일 22-07-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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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에 이어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성적 수치심’이라는 낡은 용어를 폐기했다.

양형위원회는 7월 4일 제117차 회의를 통해 성범죄 양형기준의 특별가중인자에서 사용하던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를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변경된 사항은 내년 10월 1일 이후 공소 제기된 사건부터 적용된다.


성적 수치심’이라는 표현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성적 수치심’은 피해자가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여성민우회가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피해자가 성범죄 피해 경험 이후 느꼈던 감정은 ‘불쾌’(248개), ‘화’(179개), ‘역겨움’(171개), ‘짜증’(136개), ‘분노’(95개)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양형위도 이번 개정안을 내면서 “범죄의 피해자가 실제로 갖게 되는 피해 감정을 고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적 수치심’이라는 표현이 변경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자리 잡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8년 교수, 검사, 판사, 변호사 등 전문가 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 또는 '성적 모욕감'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에 각각 65.2%, 63%로 높게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민우회의 설문조사 결과 법령 내 ‘성적 수치심’ 표현의 삭제·변경에 동의한 이들의 비중이 98%에 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양형위의 결정은 사회적 인식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꾸준히 나타났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6월 성평등 관점에서 불합리하다고 지적받은 대검 예규·훈령을 대거 개정했다. 앞서 대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는 2020년 11월 여성가족부 지침을 근거로 대검 소관 훈령·예규에 담긴 용어들을 성평등 관점에서 바꾸라고 권고했다. 

대검찰청은 이 권고를 받아들여 소관 훈령인 ‘대검찰청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지침'에 적힌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으로 개정했다.

‘대검찰청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지침’ 제52조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가 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돼있는데, 여기에 적힌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으로 바꿨다.

지난 3월에는 법무부 차원의 권고도 나왔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전문위원회는 ‘성범죄 처벌 법령상 성적 수치심 등 용어 개정’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성폭력처벌법 등에 적시된 ‘성적 수치심’ 등 부적절한 용어를 가해 행위 위주의 성 중립적 법률용어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위원회는 “성적 수치심은 성범죄 피해자가 경험하는 공포·분노·죄책감·무기력·수치심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소외하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성차별적 용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권고사항일 뿐 법령 자체는 그대로다. 지난 4월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차별적인 용어인 ‘성적 수치심’을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당시 권 의원은 “‘수치심’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라며 “성범죄 피해자에 대해 편견을 유발하는 성차별적 용어를 바꾸는 것이 피해자 보호의 시작”이라고 법안의 취지를 밝혔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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