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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성폭력 트라우마도 이겨낸 이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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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2,176회 작성일 22-03-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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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배신도 견디기 어려운 게 사람의 관계다. 하물며 이성 간의 사랑은 오죽할까. 믿었던 상대방이 그 믿음을 저버리고 자신을 떠났다고 느껴질 때 상실감은 아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리디밍 러브>는 사랑의 순수성내지는 절대성에 집중한 작품이다. 권위 있는 로맨스 소설 관련 상인 리타상을 여러 차례 받은 프랜신 리버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19세기 중반, 미국 캘리포니아 골드러시가 한창일 때가 배경이다.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황금을 노리는 사람들로 가득한 파라다이스라는 마을에서 '엔젤'(아비게일 코웬)이라는 이름으로 성노동을 하는 한 여성이 있다. 그리고 그녀에게 반한 마이클(톰 루이스)이 서로의 마음을 재확인하면서 인생의 고비를 넘기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시대적 배경 답게 엔젤은 말 그대로 착취당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빼어난 외모와 차가운 말투에 광부들이 한 번씩은 안고 싶어 하는 존재인데, 자신의 본명은 철저히 숨긴 채 노동의 대가에 만족하며 산다. 타인은 그저 성적 대상으로 바라볼 뿐이지만 우연히 파라다이스를 찾은 마이클 눈에 엔젤은 말 그대로 하늘에서 내린 천사였다.
 
평소 독실한 신앙을 품고 성경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해 온 마이클은 단숨에 엔젤이 자신의 평생 짝임을 느끼고, 조건 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마음의 문을 단단히 닫은 엔젤은 그런 마이클의 진심에 서서히 자신을 보여주게 되고 두 사람은 소박하게 가정을 꾸리기 시작한다.
 
극적 사건은 엔젤의 과거를 기억하는 타인, 그리고 그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엔젤로부터 벌어진다. 자신이 마이클의 삶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책하던 엔젤은 몇 번이고 가출한다. 결국 마이클 곁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에 정착하려 하지만 엔젤의 과거를 옥죄며 노예처럼 부리던 포주에게 그만 들통나고 만다. 일생일대 위기를 두 사람이 신앙을 통해 극복하게 되는 지점이 제법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기독교적 메시지가 강하게 담긴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조건 없는 사랑이 여전히 유효함을 설파하는 로맨스 장르물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엔젤이 겪었던 끔찍한 가정폭력과 성폭력이 사랑을 하는 데엔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영화적 메시지다. 사랑을 준 상대의 반복되는 가출에도 끝까지 믿음을 품고 자기 자리를 지킨 마이클은 어쩌면 요즘 시대에 찾기 힘든 지고지순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전히 지고지순한 사랑은 통하는 이야기일까. 쉽지 않고,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머나먼 이야기 같지만 영화가 전달하는 몇 가지 구체적 심리 묘사에 누군가는 감동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적 상황, 그리고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 구성이 입체적이진 않지만, 요즘 극장가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로맨스 장르 영화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제목 그대로 서로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게 사랑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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