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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조차 힘겨운 장애인·독거노인… 약자에 더 가혹한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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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2,305회 작성일 22-02-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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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검사와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코로나19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감염이 의심돼도 진단 과정부터 험난해 혼자 검사를 받는 것은 엄두조차 못 내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장애인과 노인이 연이어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사회적 약자들이 ‘개인 주도 방역’의 사각 지대에 더욱 내몰리는 모습이다.

서울 마포구에 혼자 사는 시각장애인 정모(34)씨는 최근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느꼈다. 편의점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해 검사를 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양성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두 줄이 나왔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다. 결국 선별진료소에 가기 위해 장애인 콜택시에 연락했지만 차량을 배차 받지 못했다. 목적지가 선별진료소라 승차가 거부됐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정씨는 27일 “말 그대로 검사 하나만 하려고 해도 산 넘어 산”이라며 “주변 장애인 중에는 확진이 의심돼도 검사를 포기하고 집에 그냥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A씨는 지난해 8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관할 보건소에 자택 방문검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휠체어를 탄 채 힘들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이곳에서도 검사를 받을 수 없었다. 중증장애인을 검사할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였다. A씨는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 코로나19 검사 체계를 개선해달라는 진정을 내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남정한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확진됐다고 의심만 할 뿐 검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 홀로 앓는 장애인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시각장애인 오모(53)씨는 가족 모두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선별진료소로 향하다 길에서 목숨을 잃었다. 사망하고 나서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오씨는 확진된 상태였다.

신속항원검사를 거쳐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장애인들에게 벽이 추가로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획실장은 “기초역학조사서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확진 시 사망률이 6배 정도 높다”며 “검사가 지체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여러 번 검사를 받기 어려운 장애인의 경우 PCR 검사 대상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치매 노인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수도권 한 음식점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80대 치매 노인이 찾아와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졌다. 치매 노인이 계속 기침하는 것을 본 음식점 주인이 상황을 이웃에게 알린 뒤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됐고, 노인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세 탓에 치매 노인 쉼터나 활동보조 지원이 중단되면서 돌봄 대상자들이 감염에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는 홀로 거주하던 80대 치매 노인이 거리에서 피를 흘리며 사망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사후 검사에선 확진 판정이 나왔다. 사망할 때까지 적절한 의료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노숙인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해 지원도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이 급식 신청, 병원 이용, 주거 지원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하지만 65세 이하일 경우 사비로 자가진단키트나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검사 부담에 지원을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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