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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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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358회 작성일 23-02-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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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Social psychology / 

사회심리학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상황, 즉 사회적 상황하에서 개인이 보이는 심적 과정을 연구한다. 국내에서는 사회(社會)라는 단어가 갖는 거시적 특성 때문인지 집단, 공동체, 시사 이슈, 대중, 공중 같은 복잡성이 큰 주제만을 주로 떠올리지만, 서구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이 있어서인지 사회적 상황이라고 하면 일단 배우자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같은 것부터 생각하고 들어간다.[1] 즉, 우리나라에서 상상하는 "social" 은 사실 서구의 "public" 에 더 가깝다.[2] 사회심리학이 그런 걸 다루지 않는 건 결코 아니나, 대인관계 심리학이라고 이해되는 주제 역시 사회심리학의 핵심적 영역이다.

사회심리학의 주제들은 분석수준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자기조절이나 목표추구, 정체성과 같이 미시적인 주제는 심리학적 사회심리학(psychological social psychology)이라고도 하며, 집단이나 체제, 정치적 이념 같은 거시적인 주제는 사회학적 사회심리학(sociological social psychology)이라고도 하는데, 이 두 가지 모두에 능수능란한 연구자들이 이 바닥의 탑클래스로 올라간다.

또 다른 방식의 주제 분류를 하자면, 크게 보아 사회적 인지(social cognition) 연구 흐름과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 연구 흐름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간혹 논자에 따라서는 전자를 환원주의적 관점(reductionistic view)으로, 후자를 비-환원주의적 관점(non-reductionistic view)로 구분하기도 한다. 거칠게 설명하면 "인지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사회현상 연구자들"과 "인지심리학으로 환원할 수 없는 집단심리학을 주장하는 연구자들" 의 구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하려면 하단의 사회심리학의 연구 역사에 대한 서술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두 연구자들이 꼭 대립되는 것은 아니라서, 예컨대 Operario & Fiske(1999)는 《Social Identity and Social Cognition》 핸드북에 기고한 글에서 두 조망이 서로 통합될 수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해외 원서들은 많이 있지만 국내에 번역된 책은 많지 않다. 그래도 개론서를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마이어스가 지난 2014년에 사회심리학 원론서를 집필했고 국내에도 2015년 1월에 번역되었으니 그나마 다행. #

심리학계의 황우석(…)이라 불릴 만한 어마어마한 연구부정행위가 저질러진 흑역사가 있다. 디데리크 슈타펠(D.Stapel)이 쓴 논문[3] 중 무려 55개(!)가 주작인 걸로 밝혀졌고, 피인용수가 많게는 100~170회, 총 인용수는 2,000회(!!)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 모든 연구가 죄다 물거품이 되었던 것. 이 일로 인해 이 분야는 엄청난 상처를 입고 일시 주저앉았을 정도였다.

유명 저널로 미국심리학회(APA)에서 발간하는≪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JPSP)가 있고, 그 외에 Elsevier에서 출판하는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JESP)나 SAGEPUB에서 발간하는《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PSPB), 《Group Process and Intergroup Relations》(GPIR) 등이 거론된다. 유럽권 연구자들의 논의에까지 관심이 있다면 더 읽어야 하고,[4] 《Human Relations》 같은 대인관계 저널까지 합치면 더더욱 늘어난다. JPSP가 학계의 꼰대(...) 이미지가 생길 만큼 새로운 발견이나 방법론에 보수적인 탓에 젊은 연구자들 사이에선 JESP가 인기가 많다. 이쪽에선 생전 듣도보도 못한 통계패키지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광학장비 측정 같은 희한하고 파격적인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오 규제과학과 함께 최근 떠오르는 분야로 각종 일본에 대학에는 종합 인간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국내 여러 대학에선 인간공학/HCI 연구실이 설치되어 있다.

2. 다른 학문과의 관계[편집]

다른 심리학 분야들이 한 개인의 내면에서 나타나는 심적 과정을 연구한다면, 사회 심리학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 나타나는 상호 작용 및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심적 과정을 연구하며, 그 복잡성도 더욱 크다.

2.1. 사회학[편집]

사회학과 굉장히 가까이 있지만, 정작 학문 간의 분석 단위 내지 분석 수준의 차이를 절감하게 되는 관계이다. 예컨대 차별(discrimination)과 같은 주제들은 두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곤 하지만, 같은 현상을 놓고도 사회학은 사회 구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반면 사회 심리학은 사회 속 개개인의 마음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 사회 심리학은 두 명 이상이 모일 때의 심리는 혼자 있을 때의 심리와는 구별될 수 있는 특징을 지님을 전제하는데, 사회학에서도 일찍이 게오르그 지멜(G.Simmel)이 "2인일 경우 개인의 특성이 관계에 반영되지만, 3인 이상에서는 권력이나 배척 등의 사회 구조적 특성이 창발하는 반면 개인의 특성은 사라져 버린다"[5]는 가정을 세워두었으므로 학제간 연구를 할 때 좋은 비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학에서 바라보는 사회 심리학의 연구 주제와 사회 심리학자들이 실제로 논의하는 연구 주제가 서로 달라서 교류에 어려움이 있다. 예컨대 사회성 발달이라는 테마를 똑같이 잡더라도 사회 심리학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법은 그것을 아동기 사회화와 엮어내며, 소집단 역동을 다룰 때에는 그것이 사회 구조를 어떻게 빌드업하는지 고민한다. 사회 운동을 테마로 하는 사회 심리학자들이 기본적으로 정체성(identity)의 관점에서 참여자들의 심리를 분석한다면 사회학자들은 합리적 선택 관점과 사회 구성주의 관점, 비판 이론적 관점을 비교하거나 한다. 심지어 연구자들도 서로 거의 겹치지 않는다. 그래서 제목이 똑같이 《Handbook of Social Psychology》인 핸드북인데도 Wiley-Blackwell에서 나온 Brown & Gaertner(2002)와 Springer에서 나온 Delamater(2006)를 비교해보면 똑같은 사회 심리학을 이야기하는데도 서로 상대 쪽에서 논의하는 내용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진기한 현상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사회학과 학부생들이 전공 선택/심화 선에서 접하는 사회 심리학은 심리학과 학부생들이 전공 필수로 듣는 동명의 강의와는 초점이 다를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심리학과에서 강사가 넘어와서 강의를 뛴다면 같은 내용을 듣겠지만. 이런 현상은 사회라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도 학문 간에 서로 인식론적 출발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같은 맥락에서, 사회 심리학은 사회 문제나 집단 간 갈등에 대해 다른 학문들에서는 발견되기 어려운 독특한 관점을 견지한다. 예컨대 사회 운동(activism)과 비교하자면, 인권 운동이나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 같은 분야에서는[6] 각종 사회 문제와 사회적 갈등에 대처하기 위해 앤 포러(A.Forer)가 제창한 페미니즘적 방법론인 의식 고양(consciousness raising)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회 심리학의 방법론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사회 심리학이 사회 문제와 사회적 갈등에 대해 내놓는 처방은 도리어 편견 감소(prejudice reduction)라고 할 수 있다. 양자를 서로 비교하자면, 집단 간 갈등에 있어서 의식 고양은 피해 집단에게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자각을 일깨우고, 가해 집단에게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자각을 일깨우려 한다. 이로써 이들은 피해자들이 하나로 단결하고 결집ㆍ정치 세력화하여 권력을 쟁취하고, 마침내 억압과 지배의 구조를 무너뜨리는 혁명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사회 심리학의 방법론은 정반대다. 집단 간 갈등 상황에서 사회 심리학자들은 두 집단이 서로에 대해서 갖고 있는 편견 및 고정관념과 적개심을 줄이고 긍정적인 접촉과 협력의 경험을 늘리려 한다. 이로써 이들은 두 집단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관용하고 이타적이며 호혜적으로 돌보는 관계를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7] 물론 현대에는 학문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런 '엄격한' 차가 많이 흐려진 감은 있지만, 이러한 차이는 사회 심리학이 사회 문제의 인식을 위하여 갖추고 있는 고유 분석틀의 존재로 인하여 발생한다.

2.1.1. 심리주의?[편집]

사회심리학은 종종 사회학 전공자로부터 심리주의라는 비난을 받는다.[반대로] 심리주의는 제대로 된 정의나 번역도 없으며 학술용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비난조의 의미만을 갖는다. 요컨대 사회구조를 고작 인간 심리만으로 설명하려는 가망 없는 시도라는 뜻이다.

면전에서 대놓고 이런 소리를 하거나 공적으로 발언하는 경우는 없지만, 사석에서 종종 나오는 이야기다. 정말로 사회심리학을 심리주의라며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그만큼 학제간 연구에 무관심하든지, 제도권에서 연구용역을 수행할 때 한 번도 심리학자와 협업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학문적 '햇병아리' 라든지,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이든지, 평생 사회학계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라든지, 이 중의 하나로 치부될 뿐이니 무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회과학계 전체에서 이런 사람들 하나하나가 갖는 영향력은 매우 미미하다.

사회심리학은 과연 사회학계 일각에서 불평하는 것과 같은 심리주의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정말로 그렇다면 사회심리학자들이 분석 수준에 대해 지금처럼 민감하게 훈련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회심리학 역시 생물심리사회적 모델(biopsychosocial model)의 세 가지 분석 수준의 차이를 인식하되, 심리학의 중요성이 생물학과 사회학적 분석 수준의 중요성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세일즈할 뿐이다. 다시 말하면 여러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서 사회심리학자들은 사회학적 접근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적 접근만큼이나 심리학적 접근도 중요하다고 전제한다. 계급배반투표처럼 거시적 관점에서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사회현상도 인간의 내면 심리로 들어가면 의외로 답이 쉽게 얻어짐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사실 한 학문에서 쉽게 풀리지 않던 문제가 다른 학문에서 쉽사리 풀리는 일은 인문과 자연을 막론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심리주의를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꺼내는 떡밥이 바로 측정 불가능성이다. 인간의 어렴풋한 심리를 어떻게 엄밀한 사회 연구에 동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심리학이라는 과학적 학문의 역사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따위가 아니라 스탠리 스티븐스(Stanley S. Stevens)와 같은 정신물리학자들의 공헌을 통해 시작되었다고 설명해 주면 된다. 그리고 현대 사회과학 업계 연구방법론의 표준이 된 측정 이론이나 신뢰도와 타당도에 대한 개념화 역시 20세기 초·중반의 심리학자들에 의해 세워졌으며 이제 더 이상 심리 측정에 대한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일러주면 된다. 심지어 이런 방법론적 밑바탕은 심리학도뿐만 아니라 사회학도들, 더 나아가 의학도들도 가열차게 배우고 있으며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 시험범위에도 속한다는 점도 상기시켜주면 더욱 좋다. 비록 소소한 각론적 논쟁은 있을지언정, 측정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 해소되었기 때문에 그걸 기반으로 사회심리학이 아직까지 생존할 수 있었고 폭넓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2.2. 성격심리학[편집]

사회심리학자는 성격심리학을 함께 연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며, 학술지나 연구공동체 단위로 성격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을 통합적으로 다루기도 한다. 이를테면 사회심리학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로 꼽히는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9] 및 《한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은 이름만 봐도 두 분야가 공유하는 학술지임을 알 수 있다. 단, 두 분야가 항상 함께 가는 것은 아니다. 두 분야 간에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도 실제로 꽤 있다. 대표적으로 소위 "trait vs. state 논쟁" 이 있는데, 어떤 특정 개념에 대하여 그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격특질" 인지, 환경맥락에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상태" 인지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성격심리학은 전자를, 사회심리학은 후자를 주장하는 편.[10] 임상심리학자: 그냥 싸우지 말고 둘 다 측정하면 되잖아?[11] 또한 찰스 카버(C.S.Carver) 같은 저명한 성격심리학자들의 연구성과는 사회심리학에서도 즐겨 활용되지만, 정작 이들은 사회심리학적 이슈가 나오면 (자신의 이론을 응용한 것인데도)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다.

종종 에리히 프롬을 사회심리학자로 치는 사람도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접점은 거의 없다. 그는 정신분석학과 마르크스주의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면서 나치즘을 설명하고자 시도했는데, 아마도 공격성이나 권위주의를 건드려 보았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자신의 책에서 사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도 그의 공헌은 몹시 제한적이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초창기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연구에 크게 공헌했던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사회심리학자라고 주장하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심지어 이 사람은 현대의 실증적 논문들에도 꾸준히 인용되고 있을 정도이다.

3. 연구의 대략적 역사[편집]

역사는 대략 100여 년 정도 되었지만, 여타 심리학 분야에서의 발견이 사회심리학의 기초를 놓기도 했음을 감안한다면 그 역사는 더 길어진다. 최초의 교재는 1908년의 McDougall의 저서가 꼽히며, 최초의 사회심리학만의 독점적 연구주제는 N.Triplett의 "사회적 촉진". 1970년대까지의 초기 사회심리 연구에 예일 대학교 및 스탠퍼드 대학교의 공헌이 크다. 역사에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Handbook of the History of Social Psychology》 핸드북을 참고할 것.

이하의 설명은 어디까지나 선별적인 것이며, 포괄적인 설명이 아니다. 나무위키에 한정하여 각 시대별로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나 연구자들이 공유하고 있던 의식을 묶어 정리한 것이므로, 용이한 설명을 위해 일부 이슈들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누락했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것.

3.1. 여명: 영향력의 이상심리학[편집]

사회심리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어느 순간 명확하게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아닌지라, 어디부터 사회심리학 관련 연구라고 해야 할지는 상당히 논쟁적이다. 우선적으로 언급할 것은, 사회심리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시절부터, 어떤 사람들은 "대단히 사회심리학적" 이라고 할 만한 생각들을 해냈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그 효시로서 부득이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1895)를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해당 문서에서도 소개되지만 그 당시 식자들은 대중의 마음, 군중의 행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생각을 관통하는 핵심은, 군중의 영향력을 받은 개인은 통제 불가능하게 되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사회심리학의 거대한 테마, "사회적 영향력"(social influence)이 출발했으며 이는 훗날 광고심리학 및 소비자심리학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많은 사회심리학자들은 학문의 시초를 이야기할 때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을 빼놓지 않는다. 실제로 쿠르트 레빈(K.Lewin)이나 칼 호블랜드(C.I.Hovland), 어빙 재니스(I.Janis)와 같은 인물들은 커뮤니케이션학 등의 인접분야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어질 정도로 여러 학문들의 탄생에 영향을 끼친 태산북두로 기억되지만, 한편으로 이들은 대전 중 미군에 소속되어 심리전을 진행하던 군사심리학자들이기도 했다.[12] 이데올로기와 명분의 싸움 속에서 이들이 맡아 실시한 작전들 중 상당수는 사상이 다른 (특히, 파시즘의 세례를 받은) 적군을 설득해서 사상전향을 시키는 것이었고, 반대로 멀쩡히 아군이었던 병사들이 적군의 농간(…)에 의해 적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버리는 일들도 목도해야 했다.[13]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이념을 주입하는 등으로 용기백배하고 사기충천하게 하는 일 역시 이들의 역할이었다. 어쨌거나 이런 현상들 역시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A가 B에게 설득적 메시지를 통해 영향력을 끼치는 사례들로 취급할 수 있었다.

전쟁의 참화가 지나간 이후, 다른 여러 사회과학들이 그러했듯이, 1950년대~1960년대의 사회심리학계 역시 인간에 대한 현자타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전쟁을 겪으며 이들이 발견한 인간상은, 타인의 트릭에 의해 너무나 쉽게 지배되고, 조종되고, 조작되고, 우스꽝스럽게 놀아날 수 있는 존재일 뿐이었다. 인간은 무수히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동물에 지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당시 인기를 끌던 정신분석학과 행동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마음이 병든 존재이자 보상과 처벌에 반응하는 단순한 설명이 가능한 유기체였다. 오늘날 심리학개론 교과서에도 실리는 레온 페스팅어(L.Festinger)의 1달러 대 20달러 실험스탠리 밀그램(S.Milgram)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 솔로몬 애시(S.Asch)의 동조 실험 등등이 쏟아져 나오면서[14]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바보가 될 수 있는지(…) 모를 정도로 한없이 추락했다.

이처럼 "한 인간이 (혹은 다수의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영향력을 끼칠 때, 그 결과는 대체로 부정적인 상황을 초래한다" 는 공통된 인식은, 이 당시의 가장 핫하던 심리학 저널 중 하나의 이름이 《Journal of Abnormal and Social Psychology》 였음을 생각해 보면 감이 잡힐 것이다. 인간의 사회적인 심리, 즉 "여럿이 있을 때의 심리는 혼자 있을 때의 심리와는 다르다" 는 사실 자체가 요컨대 하나의 병리적인 상태로 취급될 정도로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던 것. 물론 이 시절에도 모든 연구들이 전부 그런 인식을 공유하진 않았지만, 통제의 소재(locus of control)나 사회적 교환 이론(social exchange theory)과 같은 다른 학술적 성과들도 가만 보면 인간에 대해 상당히 건조하고 냉정한 시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3.2. 발전: 어엿한 학문으로의 정립[편집]

이후 시간이 지나며, 1960년대~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회심리학계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미국 사회에서 전례없는 인권 운동이 일어나면서, 흑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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