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을 하면 자제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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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817회 작성일 22-09-01 15:37본문
목표한 일이 이뤄지기 직전 대뇌에서는 쾌감물질이 가장 많이 분비됩니다. 쇼핑이든 도박이든 대뇌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는데요. 물건을 사면 택배가 오는 그 순간까지가 가장 기쁜 시간이고, 도박도 받은 카드를 내기 직전까지가 가장 스릴 있는 순간입니다. 사람들은 기분이 좋지 않으면 흔히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는 그 물건이 필요하다기보다는 물건구매 직전의 흥분이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향이 과한 사람들 가운데 쇼핑중독(Shopping Addiction)1) , 강박적 구매장애(Compulsive Buying Disorder)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기분변동으로 쇼핑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리전증후군의 일환으로 쇼핑하는 여자들이 있는데요. 대개 기분전환 정도로 끝나지만, 심각할 정도로 구매하거나 때로는 병적 도벽으로 발전해 물건을 훔치기도 합니다. 병적인 조증상태일 때도 구매가 늘어나는데, 이때는 자제가 안 되므로 쇼핑의 규모가 매우 커집니다. 심지어 수억 원대의 부동산을 거래하기도 하죠.(생리 때만 되면 너무 신경이 예민해져요,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게 꼭 조울증 같아요 참조)
감정적인 문제가 있을 때 쇼핑하는 것은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한 면도 있습니다. 거대소비사회에서 광고는 내가 새 옷을 사 입고 비싼 것을 구매하면 마치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도록 만듭니다. 새 노트북은 나를 새로운 문명의 리더로 만들어줄 것 같고, 새 자동차는 나를 소셜 리더이자 오프로드를 즐기는 자연인이 될 것처럼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이 기분은 일시적이며, 내가 획득한 이미지를 위해 책임져야 할 청구서는 암울하죠. 암울한 기분에서 탈출하기 위해 다시 새로운 물건을 사고, 그 물건에 따른 암울한 지출을 해야 하는 악순환으로는 자존감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쇼핑중독을 예방하려면 우선 구매목록을 작성하고 그 물건만 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용카드 내역을 잘 정리하고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며, 홈쇼핑 채널과 인터넷쇼핑사이트를 의도적으로 피합니다. 자신의 문제를 주변에 적극 알리고, 쇼핑하러 갈 때는 지인과 동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배가 고플 때 더 충동구매를 많이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충분히 식사를 하고 쇼핑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활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쇼핑과 관련된 자기감정을 읽고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으로, 지금 내가 사려는 것이 상품 자체가 아니라 나의 우울한 기분을 낫게 하기 위한 자극임을 알고 다른 건전한 방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쇼핑 문제도 중요하지만, 실은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 밑에 숨겨진 더 큰 마음의 문제를 찾아 이것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