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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평 빌라서 장애인끼리 ‘참극’…석달 간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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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1,372회 작성일 22-05-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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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경기도 김포시 대곶리 승마산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습니다. 부패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숨진 지 한참 지난 뒤 발견됐던 겁니다.

수사 결과, 시신은 20대 남성 E 씨로 확인 됐습니다. E 씨는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지 일주일 남짓. 지난달 28일과 29일, 피의자 4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포경찰서는 30살 남성 A 씨와 27살 남성 B 씨를 살인 및 시체 유기 혐의로, 25살 여성 C 씨와 30살 여성 D 씨는 살인 방조 및 시체 유기 혐의로 30일 구속됐습니다.

■ 12평 빌라서 함께 거주…유사 '가출팸'으로 추정

숨진 E 씨와 피의자 A·B·C·D 씨는 한집에 살던 사이였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에서 살았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12평 남짓한 좁은 빌라였습니다. 거기서 5명이 함께 살았던 겁니다.


이 빌라는 A(남성)와 C(여성) 씨가 살던 곳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피해자 E 씨처럼 지적 장애인이었습니다. B(남성) 씨와 D(여성) 씨도 장애 등록은 안 됐지만, 경계성 지능 장애와 유사하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원래는 피의자 4명이 살던 공간에 피해자 E 씨가 합류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혼인 E 씨는 지난해 9월 집을 나간 뒤, 피의자들의 빌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취재진이 만난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가을쯤부터 남성 3명과 여성 2명이 함께 지내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말했습니다.

12평 좁은 빌라에서 장애인 5명이 함께 숙식을 해결했다? 이들은 무슨 관계였던 걸까. 경찰은 일종의 '가출팸'처럼 지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 집단 폭행, 터닝 포인트, 그리고 살해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피해자를 상습 폭행했던 거로 드러났습니다. 폭행의 정도는 점점 심해졌고, 12월 중순 숨지기 직전까지 이어졌던 거로 보입니다.

경찰은 폭행이 전보다 심해진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특정 사건을 기점으로 폭행의 수위가 높아져, 피해자를 테이프로 묶고 때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만, 그게 무슨 일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상습 폭행은 함께 거주한 석 달 이어졌지만, 피해자가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12월 중순쯤 숨졌습니다. 피의자들은 시신을 자택에 두다, 사흘 정도 지나 냄새가 심해지자 시신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12월 22일 밤 렌터카를 빌려 김포로 간 이들은 승마산 입구 부근 공터에 E 씨의 시신을 암매장했습니다.


■ 무심코 오간 대화로 범행 포착…"말 안 들어 살해했다"

범행 넉 달이 지난 뒤에야 시신은 나물을 캐던 주민들에 발견됐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경찰은 CCTV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단서는 탐문에서 나왔습니다. 숨진 E 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인이 자신에게 "남편 E 씨가 안 보이네? 사망했어?" 라고 물은 적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 지인은 E 씨와 피의자들을 소개해준 사람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지인을 불러 추궁했습니다.

지인은 "E 씨가 통 안 보여서 아내에게 물었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이를 단서로 E 씨가 숨지기 전에 피의자들과 함께 거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불렀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E 씨가 사체로 발견된 사실은 경찰만 알던 상황. 그런데 피의자들은 E 씨의 사망을 알고 있는 듯한 진술을 여럿 했습니다. 피의자들의 범행이 꼬리가 잡힌 '결정적 단서'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 여럿입니다. 피해자 E 씨의 아내가 남편의 가출 신고만 일찍 했다면, 범행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또, 지인이 남편의 사망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일찍 알렸어도, 검거는 더 빨랐을 겁니다. 집 나간 남편의 사망을 누군가 입에 올린다는 건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니까요.

반대로, 피의자들이 E 씨의 사망을 알고 있음을 끝까지 숨기고 발뺌했다면, 검거까지는 한참 더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당시만 해도 물증이 많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측면에서 비장애인들의 범행과는 다른 대목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피의자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 E 씨가 말을 안 들어서 살해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내일(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20일, 경기도 김포시 대곶리 승마산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습니다. 부패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숨진 지 한참 지난 뒤 발견됐던 겁니다.

수사 결과, 시신은 20대 남성 E 씨로 확인 됐습니다. E 씨는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지 일주일 남짓. 지난달 28일과 29일, 피의자 4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포경찰서는 30살 남성 A 씨와 27살 남성 B 씨를 살인 및 시체 유기 혐의로, 25살 여성 C 씨와 30살 여성 D 씨는 살인 방조 및 시체 유기 혐의로 30일 구속됐습니다.

김포 승마산에서 E 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 발굴 당시 파인 구덩이가 지금도 남아있다.
김포 승마산에서 E 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 발굴 당시 파인 구덩이가 지금도 남아있다.

■ 12평 빌라서 함께 거주…유사 '가출팸'으로 추정

숨진 E 씨와 피의자 A·B·C·D 씨는 한집에 살던 사이였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에서 살았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12평 남짓한 좁은 빌라였습니다. 거기서 5명이 함께 살았던 겁니다.


이 빌라는 A(남성)와 C(여성) 씨가 살던 곳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피해자 E 씨처럼 지적 장애인이었습니다. B(남성) 씨와 D(여성) 씨도 장애 등록은 안 됐지만, 경계성 지능 장애와 유사하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원래는 피의자 4명이 살던 공간에 피해자 E 씨가 합류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혼인 E 씨는 지난해 9월 집을 나간 뒤, 피의자들의 빌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취재진이 만난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가을쯤부터 남성 3명과 여성 2명이 함께 지내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말했습니다.

12평 좁은 빌라에서 장애인 5명이 함께 숙식을 해결했다? 이들은 무슨 관계였던 걸까. 경찰은 일종의 '가출팸'처럼 지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 집단 폭행, 터닝 포인트, 그리고 살해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피해자를 상습 폭행했던 거로 드러났습니다. 폭행의 정도는 점점 심해졌고, 12월 중순 숨지기 직전까지 이어졌던 거로 보입니다.

경찰은 폭행이 전보다 심해진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특정 사건을 기점으로 폭행의 수위가 높아져, 피해자를 테이프로 묶고 때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만, 그게 무슨 일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상습 폭행은 함께 거주한 석 달 이어졌지만, 피해자가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12월 중순쯤 숨졌습니다. 피의자들은 시신을 자택에 두다, 사흘 정도 지나 냄새가 심해지자 시신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12월 22일 밤 렌터카를 빌려 김포로 간 이들은 승마산 입구 부근 공터에 E 씨의 시신을 암매장했습니다.

이달 3일 진행된 현장검증. 경찰은 범행 과정에 대한 피의자들의 진술이 다소 오락가락하자,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달 3일 진행된 현장검증. 경찰은 범행 과정에 대한 피의자들의 진술이 다소 오락가락하자,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 무심코 오간 대화로 범행 포착…"말 안 들어 살해했다"

범행 넉 달이 지난 뒤에야 시신은 나물을 캐던 주민들에 발견됐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경찰은 CCTV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단서는 탐문에서 나왔습니다. 숨진 E 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인이 자신에게 "남편 E 씨가 안 보이네? 사망했어?" 라고 물은 적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 지인은 E 씨와 피의자들을 소개해준 사람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지인을 불러 추궁했습니다.

지인은 "E 씨가 통 안 보여서 아내에게 물었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이를 단서로 E 씨가 숨지기 전에 피의자들과 함께 거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불렀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E 씨가 사체로 발견된 사실은 경찰만 알던 상황. 그런데 피의자들은 E 씨의 사망을 알고 있는 듯한 진술을 여럿 했습니다. 피의자들의 범행이 꼬리가 잡힌 '결정적 단서'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 여럿입니다. 피해자 E 씨의 아내가 남편의 가출 신고만 일찍 했다면, 범행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또, 지인이 남편의 사망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일찍 알렸어도, 검거는 더 빨랐을 겁니다. 집 나간 남편의 사망을 누군가 입에 올린다는 건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니까요.

반대로, 피의자들이 E 씨의 사망을 알고 있음을 끝까지 숨기고 발뺌했다면, 검거까지는 한참 더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당시만 해도 물증이 많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측면에서 비장애인들의 범행과는 다른 대목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피의자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 E 씨가 말을 안 들어서 살해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내일(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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