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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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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638회 작성일 22-09-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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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현상을 말한다. 페미사이드(Femicide, 여성살해)란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를 합성한 말로, 좁게는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부터 넓게는 일반적인 여성살해를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구체적인 정의는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사용될 수 있다.

성별이 살해의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젠더사이드(Gendercide)1) 에 속한다. 단 젠더사이드는 성별 중립적인 단어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의 대상이 되는 측면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성살해를 뜻하는 말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페미사이드는 1976년 여성학자 다이애나 E. H. 러셀(Diana E. H. Russell)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제1차 〈국제 여성대상범죄 재판위원회〉2) 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면서 알려졌다. 다이애나 러셀은 페미사이드를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것’으로 정의한 바 있다.

페미사이드의 가해자는 대개 남성이지만,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사례도 있다. 여성이 피해자인 살해가 모두 페미사이드인 것은 아니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거나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억압의 연장선에서 살해된 경우’를 지칭한다. 즉 페미사이드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언어적, 정서적, 신체적, 성적 폭력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그중 가장 극단적인 형태에 해당한다.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이 심한 불평등 사회일수록 페미사이드가 많이 발생한다. 페미사이드는 국가나 지역, 사회에 따라 여러 형태로 존재하며 인종이나 성소수자(레즈비언3) , 트랜스젠더 등), 성 노동자, 장애인 등에 대한 혐오와 결합해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따라서 같은 환경이라면 경제적,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인 여성이 페미사이드를 포함한 폭력의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

종류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인

페미사이드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인’이다. 여성이 배우자나 애인, 가족 등 가까운 사람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폭력이나 데이트 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WHO는 2012년 보고서4) 에서 전 세계 여성살해의 35%가량이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인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여성의전화5) 는 한국 미디어에 발표된 살인사건을 조사한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이 최소 91명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동이나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일어나는 명예살인이나 지참금 살해 역시 가족이나 가까운 공동체 구성원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에서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

명예살인

명예살인(Honor Killing)은 가족이나 공동체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구성원을 살인하는 행위다. 중동과 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며 지역사회의 암묵적 승인 아래 살인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사용된다. 원수에게 복수하는 행위도 명예살인에 해당하지만, 여성이 대상이 되는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다. 2011년 국제연합(UN)은 매년 전 세계에서 5,000건 정도의 명예살인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보다 많은 사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6)

성폭력 피해자, 혼전 성관계를 가진 여성, 간통한 여성, 이혼을 요구한 여성, 중매결혼을 거부한 여성 등이 명예살인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살해 방법 역시 다양하며 공개된 장소에서 집단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한다. 간통 혐의로 살해당하더라도 불륜 상대인 남성은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지참금 살해

신부가 지참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이다. 주로 인도와 이란, 파키스탄 등에서 일어난다. 지참금은 결혼할 때 신부가 신랑에게 가져가는 재산으로 인도에서는 ‘다우리(Dowry)’라 한다. 다우리를 얼마나 가져갔느냐에 따라 신부에 대한 대우가 달라질 수 있어 신부 측에서는 재산 대부분을 투자해서라도 이를 마련하려 한다. 1961년 인도 정부는 지참금 제도를 법으로 금지했으나 여전히 관행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폐단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여성이 지참금으로 인해 학대를 받거나 살해당한다. 가해자는 대부분 신랑이나 신랑의 가족이다. 괴롭힘과 고문 끝에 자살하는 사례도 있으며 자살이나 사고로 위장해 살해당하기도 한다. WHO에 따르면 인도에서 지참금 살해는 2006년에만 7,600건이 일어났으며 실제로는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7)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CRB, National Crime Records Bureau)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지참금으로 인한 죽음(Dowry Deaths)’은 총 8,455건으로 나타났다.8)

2005년 미국에서 있었던 국제앰네스티 〈여성에 대한 폭력 추방(Stop Violence Against Women)〉 캠페인
2005년 미국에서 있었던 국제앰네스티 〈여성에 대한 폭력 추방(Stop Violence Against Women)〉 캠페인

사진의 여성들은 멕시코 후아레스에서 희생된 여성들이다.

ⓒ Elvert Barnes/Flickr | CC BY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 의한 살인

모르는 사이거나 친밀하지 않은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살인이다. 여성에 대한 연쇄살인이나 무차별 테러, 성적 학대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라틴 아메리카에서 일어난 대규모 여성연쇄살인 사건이 대표적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에는 과테말라에서 700명 이상의 여성이 살해되었다.9) 멕시코 북부 국경지대에 있는 시우다드 후아레스(Ciudad Juárez)에서는 1993년부터 십여 년간 적어도 400명 이상의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으로 후아레스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나 학생들이었다.

후아레스는 19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후 마킬라도라 공장지대가 들어서면서 멕시코의 공업 핵심지역이 된 도시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세금이 적은 것이 특징으로 대부분 공장이 여성 노동자만 고용한다. 낮은 임금과 과도한 노동시간 등 열악한 조건에서도 일하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마킬라도라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마킬라도라로 이주한 많은 젊은 여성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렸으며 쉽게 범죄에 노출되었다. 1990년대 들어 여성 노동자들의 실종이 이어졌으며 대부분 사건이 미해결로 남았다. 범인은 한 명이 아닌 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 후아레스에서 살해된 여성들을 위해 세워진 십자가
멕시코 후아레스에서 살해된 여성들을 위해 세워진 십자가

1996년 여성 8구의 시체가 발견된 지점에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분홍 십자가가 세워졌다.

ⓒ iose | Public Domain

여성에 대한 무차별 테러 역시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 의한 살인에 속한다. 2006년 미국에서는 여성 교사와 여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총기 난사 사건이 두 번 일어났다.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여성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살해하는 행위 역시 이에 속한다. 단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든 살해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페미사이드에 해당하지 않으며, 살해 대상을 ‘여성’으로 특정해 공격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흔히 연쇄살인범이라 불리는 특정 가해자에 의한 연쇄살인 역시 피해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페미사이드 범주에 포함하기도 한다.

감춰진 형태

다이애나 러셀은 페미사이드의 범주에 감춰진 형태(Cover Forms)를 포함하기도 했다. 피임이나 낙태를 금지하는 나라에서 불법 낙태를 시도하다 수많은 여성이 사망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WHO에 따르면 매년 2천만 명 이상의 여성이 불법 낙태를 경험하며 그중 4만7천 명 정도의 여성들이 사망한다. 1998년 모든 종류의 낙태를 전면 금지한 엘살바도르의 경우 낙태 시술을 받고 유죄가 선고된 여성은 징역 2년에서 최대 8년형을 받는다. 생명이 위급하거나 강간으로 인한 미성년자의 임신 역시 마찬가지로 처벌받으며 자연 유산한 여성의 경우에는 가중처벌 살인죄로 최대 징역 50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인도나 중국, 한국 등 아시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여아낙태도 페미사이드에 포함할 수 있다. 남아선호사상이 뚜렷한 국가에서 태아 성감별을 통해 여아만을 낙태하는 행위로, 해당 국가에서는 출생성비 차이로 인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한다. 출생성비는 여자 출생아 100명당 남자 출생아가 몇 명 태어났는지에 대한 비율이다. 대개 남아가 여아보다 약간 더 많이 태어나며 104~107 정도를 정상 범주로 본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 중반부터 출생성비가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1993~1994년 115 정도에서 정점을 찍고 점차 하락했다. 출생성비가 정상 범주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이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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