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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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619회 작성일 22-09-16 10:47본문
연인 관계나 호감을 가지고 만나는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행하는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등의 폭력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상대를 감시하거나 통제하려는 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재범률이 높다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심할 경우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영국과 미국은 가정폭력 시스템에 데이트폭력을 추가하여 대응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해당 지침서로 대응법을 안내하고 있다
정의
연인 관계나 호감을 가지고 만나는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행하는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경제적, 성적 폭력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상대를 감시(스토킹)하거나 통제하려는 행위도 데이트폭력에 포함될 수 있다.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친밀한 파트너에 대한 폭력(Intimate partner violence)’에 해당한다.
친밀한 관계(배우자, 연인 등)에서 발생하는 폭력이라는 특성상 사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1980년대 이후에서야 인간의 기본권과 인권 등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많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Violence against women)’의 하나로 보기도 한다. 경찰청의 데이트폭력 신고접수 통계(2016~2018)에 의하면, 여성이 73.3%, 남성이 26.7%의 비율로 나타나고 있어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피해자와 함께 남성 피해자도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징
재범률이 높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폭력이 반복되면서 강도가 심해져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피해가 심각하다. 2016년 발간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연인에게 살해당한 경우가 전체 살인범죄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 기준) 연인 관계에서 데이트폭력이 있었던 경우 결혼하면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가 법적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특성도 있다. 연인 관계의 특성상 피해자가 폭력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폭력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어 보복 범죄를 두려워하는 측면도 있다. 집이나 주변인, 개인 정보 등이 노출된 상황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관계를 정리하거나 법적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많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폭력이 심해질까 두려워 참는 경우가 많으며 신고율도 매우 낮은 편이다. 연인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을 사적 영역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도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유형
데이트폭력은 크게 상대에 대한 통제, 성적 폭력, 언어 폭력, 정서적 폭력, 경제적 폭력, 물리적(신체적) 폭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애정을 전제로 폭력이 행해지는 사례가 많아 피해자가 폭력을 인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행동이나 태도를 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행동 통제
상대에 대한 감시와 통제는 데이트폭력의 가장 흔한 형태다.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피해자의 인간관계와 생활반경을 제한하고 통제하려는 경우가 많다. 누구와 있는지 항상 확인하거나 휴대폰이나 이메일, SNS 등을 점검하는 행위, 통화가 될 때까지 계속 전화하기, 옷차림 제한, 친구들을 못 만나게 하거나 다른 상대를 만나는지 의심하고 다른 사람과 통화를 못하게 하는 행위, 일정을 확인하고 간섭하거나 모임 활동 등을 못하게 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고립되며 데이트폭력에 대한 도움을 받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정서적 폭력
정서적 폭력은 언어적 폭력과 심리적 폭력을 포함한 개념이다. 언어적 폭력으로는 상대에게 욕을 하거나 모욕하기, 비난하거나 책임전가를 하는 행위, 고함, 위협, 악의에 찬 말 등이 있다. 심리적 폭력으로는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는 행위, 상대방 소유물을 만지거나 부수는 행위 등이 있다. 죽이거나 때리겠다는 협박, 빌려간 돈을 갚지 않는 행위 등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거나 헤어질 경우 자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자해하는 행위 등으로 상대에게 심리적 위협을 가하는 것도 데이트폭력에 해당한다.
신체적 폭력
상대의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는 행위, 팔을 비틀거나 꼬집기, 머리채 잡기, 세게 밀치는 행위 등은 모두 물리적(신체적) 폭력에 해당한다. 거칠게 밀거나 힘껏 움켜잡는 행동, 목을 조르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물건을 던지거나 흉기로 위협, 뜨거운 물이나 불로 화상을 입히는 행위 등도 신체적 폭력에 해당한다. 일부 가해자는 상대방의 반려동물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죽이는 행위 등으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성적 폭력
상대방의 동의 없는 스킨십(성희롱)과 성관계(성폭력)를 말한다. 사귀고 있거나 호감을 느끼는 관계에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성관계를 데이트 강간이라 한다. 피해자가 만취한 상황을 악용하거나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물리적 폭력을 쓰거나 위협을 통해 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다. 상대가 원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관계를 맺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상대가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연인 관계라는 이유로 자신의 행동이 성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같은 이유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피해 실태
데이트폭력의 피해자는 대체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2월 한달 동안 경찰청에서 데이트폭력 신고 접수 결과 1,306명 중 여성이 1,201명, 남성이 78명으로, 여성이 92%, 남성 8%의 비율을 보였다. 이후 경찰청에 접수된 2016~2018년 3년간의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2016년 9,364건, 2017년 1만 4,136건, 2018년 1만 8,671건으로, 여성이 73.3%, 남성이 26.7%의 비율을 보여,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의 증가와 함께 남성 피해자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응 사례
영국
영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민관 합동으로 가정폭력 대처 시스템을 마련했으며 2000년대 이후로는 가정폭력 개념에 데이트폭력을 추가하였다. 2009년 전과가 있던 전 연인에게 살해당한 클레어 우드(Clare Wood)의 사건을 계기로 일명 클레어법이라 불리는 ‘가정폭력 정보공개 청구제도(Domestic violence diclosure scheme)’가 도입되었다. 클레어법은 개인이 배우자나 파트너가 가정폭력이나 폭력 전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정보공개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의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
미국 역시 영국과 마찬가지로 데이트폭력을 가정폭력 개념에 포함하는 추세다. 연방법인 여성폭력방지법을 통해 여성폭력방지사무소를 설립하고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총기소지 제한, 검사, 판사, 변호인 등의 인식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핫라인을 설치하고 거주지 지원을 확대하여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지침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친밀한 관계에서의 파트너에 의한 폭행과 여성에 대한 성범죄에 대한 대응 : WHO의 치료와 정책 지침서〉1) 를 발간하여 의료기관이 데이트폭력 및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 여성에게 적절하게 응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해당 지침서에서는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폭력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했을 경우 파트너폭력을 당했는지 질문하고 폭력 사실이 확인될 경우 피해 진술을 강요하지 않는 선에서 피해자에게 필요한 초기 지원을 즉각적으로 제공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처벌
한국에서 데이트폭력은 통상적인 폭력 범죄로 처벌한다.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제재받는 것과 달리 데이트폭력에 대한 처벌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이트폭력은 개별 사건의 특성에 따라 「형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경범죄 처벌법」 등을 적용하고 있다.
데이트폭력에 관한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의 인식이 부족한 것도 처벌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또한, 폭력 상황이 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증거 부족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데이트폭력을 가정폭력의 연장선에서 처벌할 수 있게 하거나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특히 재범률이 높은 데이트폭력의 특성상 피해자를 가해자와 분리하여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함께 도입되어야 하며 수사기관, 사법기관을 포함해 일반 시민들에게 데이트폭력에 대한 인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토킹의 경우 스토킹의 피해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증가하고, 범행 초기에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스토킹이 폭행, 살인 등 신체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강력범죄로 이어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별도의 적용 법규가 없어 「경범죄 처벌법」으로 처벌했으나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의 형으로 규정되어 있어 범죄 억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스토킹이 범죄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가해자 처벌 및 그 절차에 관한 특례를 정하고, 스토킹 범죄 피해자에 대한 각종 보호절차를 마련하여 범죄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스토킹이 더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18083호)이 2021년 4월 20일 제정되었고, 같은 해 10월 21일부터 시행되었다.
이 법에서는 스토킹 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전화·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주거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스토킹행위로 정의하고,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스토킹범죄로 정의했다(동법 제2조제1호 및 제2호). 이와 함께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하여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동법 제18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