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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벌리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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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742회 작성일 22-09-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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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마지막 부분은 무기 구입용 다이아몬드의 불법 유통 규제, 즉 킴벌리 프로세스(Kimberly Process)를 다루고 있다.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다이아몬드 다국적 기업들은 2000년 남아공 킴벌리에 모여 분쟁 지역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가 국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산지 추적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2003년부터 실시된 킴벌리 프로세스는 현재 75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이아몬드 원석의 수출 통계를 공개하고, 분쟁에 활용되거나, 인권에 반하는 수단으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 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이 제도가 실시된 이후 1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그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데,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된 사건 하나만을 소개해보기로 하자.

킴벌리 프로세스는 그간 짐바브웨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의 국제 거래를 금지시켰다. 무가베 정부가 2008년 군대를 파견하여 마랑게(Marange) 광산을 직접 '경영'했는데, 광부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가 하면, 어린아이까지 동원해서 다이아몬드를 캐게 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200여 명이 사망하고 광부의 부인과 딸들이 집단 강간당했다는 인권 보고서까지 제출되었다.

그런데 2년 만에 이 금수 조치가 해제되었다. 2011년 6월 콩고 킨샤사에서 개최된 킴벌리 프로세스 연례 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 중국, 인도는 금수 조치의 해제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광부들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한편 서구 중심의 노동 기준과 인권의 잣대를 거부했다. 세계 최대의 보석 가공 국가인 인도는 다이아몬드 원석의 공급 감소로 애를 먹어왔으며, 중국은 언제나 그렇듯이 아프리카 문제에 관한 한 아프리카의 편이었다. 콩고의 얌바(Mathieu Yamba) 의장이 일방적으로 금수 해제를 결정한 순간, 이에 격분한 인권 단체와 선진국 대표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선진국들은 여전히 짐바브웨의 다이아몬드를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규정하여 불법 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분명 킴벌리 프로세스는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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