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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중에 한 명에게 장애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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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690회 작성일 22-09-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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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중 한 명이 장애아일 경우 부모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더 보살피게 됩니다. 그리고 정상인 아이에게는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을 요구하게 되지요. 때로는 정상인 아이에게 장애인 형제를 돌보고 배려해야 한다고 강요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정상인 아이는 과도한 불안과 불만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장애아에게만 집중하면 다른 아이에게 문제 생겨

정서불안으로 병원을 찾은 15살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저에게는 장애가 있는 언니가 있어요. 언니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었는데 부모님은 항상 언니만 챙겨주셨어요. 저는 정상이니까 관심 둘 필요가 없다는 식이셨지요. 제가 무슨 불만이라도 이야기하면 '언니가 저러고 있는데 네가 그래서야 되겠니' 하며 늘 제 의견을 무시하셨어요. 엄마는 항상 언니 옆에만 붙어 있었어요. 언니를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 바쁘게 돌아다니셨지요. 한때는 저도 언니처럼 장애아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검사 결과 이 아이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애정결핍이 심한 상태였고, 사회성 지수도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가 장애인 언니를 치료하겠다며 언니에게 매달리는 동안 정상인 아이가 조금씩 병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형제를 둔 아이들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가 있는 형제를 위해 애쓰는 부모님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자신의 요구는 전혀 드러내지 않고 무조건 부모 말에 순종하는 아이가 되지요. 하지만 겉으로는 '착한 아이'처럼 보일지 몰라도 마음속에는 부모에 대한 불신과 아픈 형제에 대한 미움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형제를 둔 아이들은 애정결핍과 정서불안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족에게 맞는 생활법 찾기

형제 중에 장애아가 있을 때는 먼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이들의 장애는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완치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장애아를 둔 대부분의 부모는 하루빨리 내 아이를 완치시키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이 병원 저 병원, 이 치료실 저 치료실로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의 중심이 장애인 아이에게 있는 셈이지요.

이런 현상은 아토피나 천식 등 만성질환을 앓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도 많이 나타납니다. 부모는 건강한 아이보다는 아픈 아이에게 더 관심을 갖기 때문에 모든 생활이 아픈 아이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아토피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건강한 아이가 좋아하는 고기 요리를 해주지 않고, 밖에 나가면 안 되는 천식 아이 때문에 주말이면 온 가족 모두 집에서 지내기도 합니다.

부모의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사이 집안은 엉망이 됩니다. 아내와 남편 사이에도 문제가 생기고, 다른 형제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됩니다. 그래서 일단은 우리 집에 장애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아이를 포함해서 식구가 모두 행복해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정상인 아이 역시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정상인 아이에게도 그 아이가 요구하는 만큼의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상인 아이로 하여금 장애아 형제를 돌보게 하거나 '너는 정상이잖니?' 하며 모든 것을 양보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어렵더라도 장애아 형제나 정상인 아이나 똑같은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장애아를 형제로 둔 아이는 그 사실만으로도 마음에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장애인 형제를 놀릴 때는 마치 자기를 놀리는 것 같아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이때는 부모 스스로 장애아를 부끄러워 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되지요.

장애아의 독립심을 키워주세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장애아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인 알아서 하게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애아를 둔 부모는 안쓰러운 마음에 하나부터 열까지 그 아이의 모든 것을 챙겨주는데, 이는 장애아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장애가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을 하게 해주었을 때 장애아 역시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장애아와 정상인 아이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이때는 장애아가 못하는 일보다는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언어장애가 있는 형이 떠듬떠듬 책을 읽을 때 부모가 "형이 언어장애가 있어서 그래" 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에게 '형은 문제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할 뿐입니다. "그 단어는 발음이 어려워서 엄마도 틀릴 때가 있단다" 하고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인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면 그 아이는 장애아 형제를 돕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고, 자기 자신도 남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장애아가 있는 가정이 행복해질 수도 있고, 불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장애아를 키우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장애아를 키우면서 정상인 형제까지 잘 돌본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장애를 일상의 불편함 정도로 느끼며 가족 모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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