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장애 [ binge eating disord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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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512회 작성일 22-09-20 17:37본문
1. 개요
폭식 장애는 적어도 1주일에 2일 이상의 폭식 삽화가 6개월 동안 반복적으로 경험되는 장애이다. DSM-Ⅳ에서 독립적인 진단명으로 명시되지 않고 달리 분류되지 않은 섭식 장애(eating disorder not otherwise sSpecified, EDNOS)에 포함되어 있다. 이 장애는 먹는 동안에 통제력을 상실하는 느낌을 가지며 일정 시간 동안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는 양보다 확실히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
2. 진단 기준
미국정신과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00)의 정신 장애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DSM-IV)에서는 폭식 장애를 독립적인 진단명으로 명시하지 않고 달리 분류되지 않는 섭식 장애(eating disorder)에 포함한다.
폭식 장애 진단 기준(DSM-IV)
A. 반복적인 폭식 삽화. 폭식 삽화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1) 일정한 시간 동안에(예: 2 시간 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시간이나 상황에서 먹을 수 있는 양보다 확실히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
2) 이러한 삽화 동안에는 조절상실감을 느낀다(예: 먹는 것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나 먹는 음식의 종류나 양을 조절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
B. 폭식 삽화에 다음 중 3개 이상이 동반된다.
1) 평소보다 음식을 아주 빨리 먹는다.
2) 불쾌할 정도로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다.
3) 배가 고프지 않을 때도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
4) 너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창피해서 혼자 음식을 먹는다.
5) 과식을 하고 나면 자신이 혐오스러워지거나 우울해지고 심한 죄책감에 빠진다.
C. 폭식 때문에 심한 고통을 받는다.
D. 폭식이 적어도 평균 6개월간 일주일에 2일 이상 있다.
참고: 폭식의 횟수를 계산하는 법이 신경성 대식증과는 차이가 있다. 폭식의 횟수를 계산하는 데 있어 폭식이 일어난 날짜를 세는 것과 폭식 삽화의 수를 세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은지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 폭식은 부적절한 보상 행동(예: 하제 사용, 굶기, 심한 운동)의 정기적인 사용과 동반되지 않고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나 신경성 대식증의 삽화 기간에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3. 증상
폭식 장애(binge eating disorders, BED)는 폭식에 대한 통제력 상실을 보이며, 폭식으로 인한 심각한 고통이 따르지만 신경성 폭식증이 특징인 자기-유도적 구토 및 하제나 다른 약물의 오용과 굶는 것 그리고 과도한 운동과 같은 부적절한 보상 행동을 동반하지는 않는다(박누리, 2005). 그러나 폭식 장애 환자는 습관적으로 고칼로리의 간식과 후식을 과도하게 먹으며(Rosen, Leitenberg, Fisher & Khazam, 1986), 다른 사람들을 피해 몰래 음식을 먹는 비밀스러운 식사 행동을 보이거나 음식이 있는 행사 또는 사적인 모임을 피하게 된다(Heatherton & Baumeister, 1991).
그리고 음식이나 체중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고, 반복적으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시로 체중을 재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폭식 장애자는 매우 빠르게 먹고, 배가 불러서 불편해질 때까지 먹으며, 배고프지 않으면서 많은 양의 음식을 먹기도 하고, 폭식 삽화 후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죄의식 및 우울감을 느낀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94).
4. 역학
폭식 장애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고, 인종에 따른 유병률의 차이는 없다. 일반인구에서의 유병률이 낮아 약 2.5%정도의 유병률을 보이고 비만에 대해 치료받고 있지 않은 지역사회 내의 비만 인구 중에서도 약 5%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만의 정도가 심하고 더 높은 단계의 비만 치료를 받고 있을수록 유병률은 비례적으로 올라가 일반적인 비만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경도의 비만 환자에서는 약 16%, 초저열량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같은 좀 더 높은 단계의 비만 치료에 참여하고 있는 비만 인구 중에서는 약 70%가 폭식 장애를 보인다고 한다. 폭식 장애를 가진 비만 환자는 폭식 장애가 동반되지 않은 비만 환자보다 비만이 일찍 발생하고 체중이 10kg 이상씩 증감하는 식으로 체중 주기의 변화가 심하다. 폭식 장애의 발병 연령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한 역학 연구에서 평균 20.7세로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폭식증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되는 추세이다. 한 등(Hahn et al., 1990)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학 조사에 따르면 신경성 식욕부진증이 0.7%, 폭식증은 0.8%로 보고되었으나 최근 여대생의 섭식태도에 관한 연구에서는 5.93%의 여성이 이상 섭식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Lee, Kim, Chun, & Han, 2003).
5. 폭식 장애 연구 모형
5.1 섭식 절제 모형
사람들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면 에너지 박탈과 함께 음식을 소비하도록 하는 내부 단서로 이끌리게 되고, 이에 사람들은 섭식의 탈억제에 영향을 받기 쉬워지며, 그 결과 폭식을 하게 된다고 주장한다(Polivy & Herman, 1993; 박누리, 2005 재인용).
5.2 정서적 섭식 모형
정서적 섭식 모형은 폭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정서적 요인을 강조한다(Meyer, Waller, & Water, 1998). 예를 들면 우울이나 불안,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정서로부터 벗어나려고 폭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Heatherton & Baumeister, 1991). 또한 정서와 폭식의 관계는 ‘교환(exchange)’으로 설명 가능한데, 폭식 장애 환자는 폭식 전의 부정적 정서를 폭식 후 겪게 되는 정서보다 더 혐오스러운 것으로 경험하므로 더 혐오스러운 폭식 전 정서를 폭식을 함으로써 덜 혐오스러운 폭식 후 정서와 교환한다.
5.3 회피 모형
해써톤(Heatherton)과 바우마이스터(Baumeister)가 주장한 것으로 이 모형은 폭식의 인과 과정을 정신적 도피 과정으로 설명했다. 이 모형에 따르면 폭식 행동은 자기 의식으로부터 회피하려는 동기로 나타난다.
6. 원인
폭식 행동은 단일 차원이라기보다는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유발된다. 최근 기능성 뇌 영상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폭식을 동반한 비만 환자와 그렇지 않은 비만 환자 사이에 차이를 보여 주는 연구들이 있다. 단순 양자 방출 단층 촬영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폭식을 동반한 비만 환자들이 세로토닌 운반자 결합이 저하되어 있으며 이것이 배고픔과 음식 섭취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음식에 노출되었을 때 폭식을 동반한 비만 환자에게서 좌측 전두엽 및 전전두엽 부위에 혈류량이 국소적으로 더 늘어난 현상을 보고한 연구도 있고, 위의 저장 능력이 커져 포만감을 느끼는 데 장애가 있다는 연구 등이 주목받고 있다. 폭식 장애 환자는 폭식 시에 정상 식사 시보다 지방질을 더 섭취하고 단백질을 덜 섭취하는 경향을 보인다.
섭식 태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높은 우울 수준, 낮은 자아 존중감, 자신의 신체에 불만족하는 특징을 보이며(안소연, 1994) 마르고 싶은 욕망, 불안, 긴장감, 절망감, 외로움, 지루함, 초조, 화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의해 폭식이 유발된다. 섭식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체중과 체형에 대한 인지적 왜곡이다. 비현실적인 신체 지각으로 인한 왜곡된 신체상과 신체 불만족, 혹은 마른 것에 대한 욕구는 비정상적인 섭식 장애 행동을 일으켜 폭식 행동을 유지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Van den Berg, Wertheim, Thompson, & Paxton, 2002).
마스터(Master, 1995)등은 자신의 연구를 통하여 많은 양의 자료로부터 우울증이 섭식 장애 환자들의 일반적이고 유의한 문제라고 주장했으며 허써그(Hersog, 1984)도 섭식 장애 환자들로부터 높은 비율의 우울증이 수반되었다고 보고했다. 페어번(Fairburn, 2008) 등은 폭식장애 환자들의 폭식을 선행하는 사건으로 정서적 고통을 들었다. 폭식의 주요 촉발요인으로 정서적 고통 혹은 부정적 정서는 우울, 불안, 분노, 수치감 등이 포함되며 부정적 정서의 근원은 개인마다 또 상황마다 다르다.
폭식증(bulimia)의 이론모형을 검증한 연구(stice, 2001)에 의하면 날씬해야 한다는 압력과 마른 모델의 내면화는 신체에 대한 불만족을 심화시켰고 이는 다이어트와 부정적 정서를 초래하며 이들의 폭식증을 예언했다. 해써톤(Heatherton)과 바우마이스터(Baumeister)는 폭식 행동 대상자가 스스로 부적절하다고 인식하거나 실패감으로 인한 우울 상태에 있을 때 외적인 음식의 자극에 민감해진다고 했다.
7. 치료
폭식 장애는 비만이 특징적이다. 이들의 비만 발병 연령은 이르고 체중 감소나 다이어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자신의 체형과 체중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이들은 기존의 비만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체계적인 평가나 치료적 접근을 못 받을 확률이 높다. 환자의 치료를 위해 체중 변화를 검사하고 체중 감소 프로그램을 시도한다.
7.1 심리 치료
대부분의 경우 신경성 대식증 환자들에게 사용되었던 기법인 인지 행동 요법, 대인 관계 치료, 그리고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요법이 사용된다.
7.2 인지 행동 치료
폭식 장애 환자들에게 일차적으로 인지 행동 치료를 권하고 있다. 인지 행동 치료는 적절한 음식섭취, 과체중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하고 일률적인 관점 수정, 평균보다 큰 체형 받아들이기, 건강한 체중 조절 방법 익히기 등이 있다. 이러한 인지 행동 치료는 폭식 빈도와 강도를 줄이고 동반된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12주 치료 후 폭식 중지율은 50%인 반면 24주 후 폭식 중지율은 66.7%로 장기 유지 효과도 있으며 오래 지속할 경우 폭식 중지율이 증가한다.
자가 치료 지침서를 이용한 인지 행동 치료는 자기 관찰, 자극 조절법, 문제 해결 및 인지 재구조화 같은 기법들이 있다. 그리고 완전한 자가 치료 지침서를 이용한 치료와 일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부분적인 자가 치료 지침서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폭식 장애의 인지 행동 치료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Garner & Wooley, 1991).
1단계: 체중 바로 알기(체중에 대한 태도)
2단계: 건강한 식사하기
3단계: 행동 바꾸기(행동의 ABC)
4단계: 폭식 조정에 방해되는 상황 극복하기
5단계: 건강한 활동과 운동
6단계: 생각 바꾸기 1, 2
7단계: 스트레스 관리하기
8단계: 문제 해결하기
9단계: 자기 주장하기
10단계: 신체상 문제와 체중 받아들이기
11단계: 재발 방지하기
7.3 대인 관계 치료
대인 관계 치료는 폭식에 영향을 미치는 대인 관계 문제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폭식과 같은 식사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폭식에 영향을 미치는 대인 관계 문제로는 상실, 대인 관계 갈등, 역할 전환, 대인 관계 결핍 등이 있다. 부정적 기분, 자존감의 저하, 대인 관계 및 식사 행동 사이에 관련이 있으므로 이러한 대인 관계 문제를 다루어 주는 것이 좋다.
7.4 변증법적 행동 치료
환자의 문제를 감정 조절 어려움의 관점에서 보고 이런 어려움은 능력의 결핍과 문제를 수용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환경의 결과라는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존재와 행동의 의미를 수용하고 인정해 주어서 치료 동기를 가지도록 해 주면서 환자가 가진 기능상 결핍은 기술 훈련을 통해 치료를 시도하는 변증법적 행동 치료도 치료적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7.5 체중 감소 치료
체중이 감소할 때 폭식도 호전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재섭식 기간에는 폭식이 다시 유발된다는 결과를 보여 이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폭식 장애 환자에 대한 체중 감소 프로그램의 효과는 폭식을 동반하지 않은 비만 환자들과 비교할 때 비슷한 반응이거나 좀 더 많은 체중 감소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은 조기 탈락률이 높고 재증가가 빠르게 일어난다.
7.6 초저열량 다이어트 프로그램
초저열량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행동 치료적 체중 감소 프로그램의 특수한 형태이다. 이 치료는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폭식의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7.7 약물 치료
약물 치료로는 항우울제, 항비만제 및 항경련제의 세 종류의 약물이 시도된다. 항우울제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통의 약물들이 주로 사용되며, 항비만제는 시부트라민(sibutramine)이 효과가 있다. 토피라메이트(topiramate)와 조니사마이드(zonisamide) 같은 항경련제도 체중 감소와 폭식 빈도를 줄이는 데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적절한 약물 치료 기간, 약물 사용 중단 후 장기 유지 효과, 적절한 약물 선택과 용량 조절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의 병합 효과는 어떤지 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7.8 폭식 장애와 식사 장애를 동시에 치료하는 병합 모델
1) 순차적 치료 모델(sequential treatment model)
이 치료적 접근은 스턴카드 그룹에 의해 시도되었다. 이 치료 프로그램은 폭식에 대한 12주의 인지 행동 치료 후에 24주의 집단 행동 치료를 이용한 체중 감소 프로그램과 이후 1년간의 추적치료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다.
2) 병렬적 치료 모델(concurrent treatment model)
현재 뉴욕 주 정신과 치료소(New York State Psychiatric Institute)에서 시도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치료 목표를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 회복에 두고 있다. 치료 목표에는 ① 식사의 정상화와 폭식의 중단 ②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한 체중 감소 ③ 자신을 좀 더 받아들이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