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발작이 올까 봐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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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653회 작성일 22-09-06 15:11본문
공황발작이 왔다고 해서 다 공황장애로 진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복적이지 않은, 일회성 공황발작은 우울증이나 알코올중독 상태, 급성 스트레스 상황 등에서도 올 수 있기 때문이죠.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을 경험한 후 다시 그 발작을 경험할까 봐 심각하게 두려워하고 걱정하거나,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심각한 생활의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 진단이 내려집니다. 공황발작 이후 그 발작에 대한 공포를 갖는 경우라 할 수 있어 차라리 공황발작공포증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쉬울 수 있습니다.
공황발작은 광장공포증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문제가 되는 장소나 상황 역시 광장공포증과 유사합니다. 백화점이나 공공장소, 엘리베이터, 극장, 터널, 버스, 지하철 같은 곳이 공황장애 환자들이 곧잘 회피하는 장소인데, 대개 사람이 많아 신경이 많이 쓰이는 장소 혹은 자신을 도와줄 만한 사람이 없는 밀폐된 공간들입니다. 자려고 누웠다가 발작을 경험해서 침대나 침실을 피하거나, 회의시간에 발작한 이후 회의시간을 두려워하는 경우 등 상황은 매우 다양합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상황을 두려워합니다. 예를 들어 안전한 집 안에 있으면 급할 때 가족이 와주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청할 수 있지만, 백화점이나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 공황발작이 오면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 그대로 쓰러져 죽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합니다. 점점 회피가 심해지면서 이제는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으면,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황발작은 어쩌다가 한 번 오는 것이고 또 발작이 오더라도 대개 20분 전후로 사라지는데도 불구하고, 심각한 환자는 온종일 공황의 공포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심해지면 우울증까지 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황장애 환자의 50퍼센트가 우울 증상을 보입니다.
공황장애에는 공황발작, 그에 대한 예기불안, 회피행동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있어 치료 측면에서도 다른 공포증과 큰 맥락은 같지만 조금 더 복잡합니다. 우선 공황발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기본인데, 앞서 설명한 대로 공황발작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에서 시작하므로 이를 경감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명상이나 요가 등 복식호흡과 근육이완을 기초로 하는 방법들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습니다. 주먹을 꽉 쥐고 팔에 힘을 주어 어깨 쪽으로 잡아당긴 뒤 3초 후 순간적으로 힘을 쫙 빼는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점진적 근육이완법은 인위적으로 우리 몸의 모든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이완시키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예기불안에 따른 ‘재앙화 사고’를 줄여야 합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약간의 불편감, 사소한 걱정거리들을 거의 재앙 수준으로 느낍니다. ‘공황발작이 또 일어나면 어떡하지?’ ‘이번에는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이러다 죽겠구나’ 하고 순간 판단해버리는 것이죠. 초기에 이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멈추기(Stop)-초점 다시 맞추기(Refocus)-숨쉬기(Breathe)’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기불안이 심해지려는 순간, 우선 ‘그만’이라고 속으로 외친 뒤 주변을 둘러보면서 간판이나 휴대전화, 지나가는 버스 등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면서(Refocus) 천천히 복식호흡(Breathe)을 하도록 노력합니다. 이런 방법은 개념은 어렵지 않으나 평소 반복훈련을 통해 실전에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황장애의 약물치료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요. 먼저 진통제처럼 당장의 불안 자체를 줄이기 위해 항불안제와 자율신경차단제가 사용됩니다. 그다음으로 영양제나 근본치료제처럼 평소의 불안이나 스트레스 레벨을 줄이기 위해 항우울제가 처방됩니다. 효과는 매우 좋고 부작용도 그다지 없으나, 약물치료에는 현실적으로 골치 아픈 문제가 있습니다. 공황장애 환자들의 심리는 기본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이들은 약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도 불안해하여 부작용은 없을지, 중독되지는 않을지, 약에 의지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로 병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고민하다가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적절한 약을 처방받고 나면 공황발작은 급격하게 줄며, 발작이 오더라도 약을 먹으면 금세 진정이 됩니다. 이후로는 수중에 약만 있으면 안심이 돼, 심지어는 약을 실제로 먹지 않고 갖고만 있어도 편안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약에 의지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서 약이 없어도 별일 없더라는 자신감이 쌓이면 조금씩 약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듭니다. 그러면 적당한 시기에 의사와 상의해 약을 끊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