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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아이들 정서에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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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585회 작성일 22-09-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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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강아지, 병아리, 물고기 등 반려동물을 키워보는 경험을 1~2번은 하게 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정서적인 면에서도, 책임감을 형성하는 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반려동물과의 포근한 접촉은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킵니다. 또한 자신을 전적으로 따르는 강아지와 이야기를 속삭이며 갖는 친밀한 관계는, 후에 다른 사람과 신뢰를 주고받는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을 다루는 방법을 깨우쳐가며 사회적 기술(Social Skill)을 배우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진료실에서 만난 우울한 아이들이 강아지를 키우며 밝아지거나, 학교에 안 가겠다고 난리치던 아이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학교에 성실하게 다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자폐증 아이들을 대상으로 동물과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이들의 의사소통능력 및 사회적 상호작용이 향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동물매개치료(animal assisted psychotherapy)’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려동물을 데려온 건 좋았는데, 엄마 혼자 키우거나 아이가 동물을 괴롭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만 4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공격성이나 충동을 조절하기 어려워서, 어른의 감독 하에 반려동물을 키워야 합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도 동물 역시 사람처럼 규칙적인 음식, 활동 등이 필요함을 알려줘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책임감을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반려동물이 죽을 때 처음으로 상실의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아끼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잃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어떤 아이는 몹시 슬퍼하고, 어떤 아이는 거의 무심한 듯 행동하다가 1주일이 지나서야 시무룩해하기도 하고, 악몽을 꾸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당황한 부모는 아이에게 괜찮다고 섣부른 위로를 하면서 다른 반려동물을 구해주기도 하고, 그깟 동물이 죽은 일에 과한 반응을 보인다며 아이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죽은 반려동물이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나 반려동물이 죽은 후에도 계속 아파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을 아이가 갖는 것은 모두 정상입니다. 5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은 만화영화의 주인공처럼 동물이나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만 7~8세경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어른과 비슷한 개념을 가지게 되지만, 이때도 자신의 부모만큼은 죽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과 가까운 곳에는 죽음이 없다고 믿는 것이죠. 그렇기에 아이들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일찍 찾아오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서서히 알게 되는 것입니다.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아이의 슬픔을 달래준다며 이미 일어난 일을 무시하고 다른 반려동물을 구해주는 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려동물의 죽음을 충분히 슬퍼해도 괜찮으며 부모도 함께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면서 슬픔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간소한 장례식을 치르거나 편지 같은 글로 작별인사를 하면서 아이의 상실감을 존중해주세요. 죽음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하라고 알려주면서요.

반려동물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며 즐거웠던 추억을 이야기하거나, 아이만 알고 있는 반려동물의 비밀을 이야기하면서 서서히 상실감을 희석시켜야 합니다. 좀 더 어린아이들에게는 죽음이 잠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자기도 죽게 될까 봐 잠자기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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