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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혹시 변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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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420회 작성일 22-09-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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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언론에 많이 보도되면서 자신이 변태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성도착증(변태성욕장애)1) 으로 불리는 이 질환군에는 관음장애2) , 노출장애3) , 마찰도착장애4) , 성적 피학/가학장애5) , 소아성애장애6) , 물품음란장애7) , 복장도착장애8) 등이 포함됩니다.

성도착증 환자는 적어도 6개월 이상 반복적으로 비정상적인 성행동과 관련된 성적 환상과 충동을 보이며, 이에 집착하여 실제행동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그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비정상적인 성적 환상과 충동으로 괴로워하거나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성도착증이라 진단할 수 있습니다.

흔히 ‘바바리맨’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노출장애에 해당하는 경우인데요. 한 조사에 따르면, 10~40대 국민의 약 16퍼센트가 ‘성적 노출증’으로 인한 피해를 보았다고 하니 상황이 심각합니다. 이들은 지하철역이나 여학교 근처를 택하여, 여성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갑자기 노출해 놀라게 합니다.

이런 행동은 마치 자신의 성기를 여성들에게 보여주려는 과시행동처럼 보입니다. 당사자들은 대개 평소에는 그러면 안 된다며 꾹 참다가도 성적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순간에 이르러 행동을 저지릅니다. 대개 소심하고 우울한 사람들로, 평소에는 성욕도 없고 남자로서의 자신감도 없습니다. 자신의 성기를 과시하고, 놀라는 여자들의 반응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데, 마치 성관계를 통해 자기 페니스로 상대 여성을 오르가슴에 이르게 한 듯한 뿌듯함을 경험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만족감은 오래가지 못하고 곧 엄청난 수치심과 죄책감에 휩싸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주기적으로 노출행동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성관계를 갖는 보통사람들처럼, 이런 노출증 환자들은 미리 날짜를 정하고 장소도 생각해놓은 뒤 계획된 시간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실천합니다. 며칠 동안 억누르던 성욕을 정기적으로 배출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들은 변태적인 성향이 더 짙습니다. 이들은 대개 정상적인 성생활도 어느 정도 유지합니다. 성욕은 문제가 없는데 이를 기이하고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풀려는, 좀 더 짜릿하고 쾌락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도착적 행동의 기저에는 물론 남성성에 대한 부적절감이라든가 자신감 부족이 있을 수 있고, 성과 관련된 나쁜 기억이나 아동기적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잘못한 행동에 따른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치료자 입장에서는 행동주의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소 성적 충동을 건강한 방식으로 충분히 풀어주는 것입니다. 주기적으로 애정을 갖고 있는 다정한 대상과 성관계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죠. 이때 안정적인 성적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약간의 도착적 행위는 허용되는데요. 상대가 불쾌한지 아닌지를 물어보아 자신의 성적 비정상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명확히 성도착은 아니라 하더라도 20대, 특히 남자의 경우에는 성 문제와 관련한 여러 가지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남자의 20대는 생리적으로 가장 성적 욕구가 활발한 시기입니다. 야한 동영상에 관심을 갖고, 자위행위를 하며, 실제 성관계도 본격적으로 경험하는 시기죠. 이때 흔한 고민거리 중 하나가 성적 환상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환상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인데, 예를 들어 근친상간이나 강간 등의 성범죄와 관련한 환상이 떠오르곤 합니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인간의 근본적 에너지는 리비도와 공격성이라고 하는데요. 많이 알려진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경우도 어머니에 대한 근친상간적 욕구와 아버지에 대한 살인욕구를 내포하는 개념입니다.(자기 고집대로만 하려고 하는 아이를 어떻게 하나요 참조)

위의 사례처럼 성적인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문제가 되는 경우는, 정신의학에서 성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강박성 성격장애로 진단합니다. 즉 생각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원하지 않는데 그 생각이 떠오르는 것, 즉 생각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강박증인 사람들은 수치심과 죄책감을 잘 느끼기 때문에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본능적인 환상을 가지고도 상당히 걱정하곤 합니다.(괜히 불안해서 자꾸만 확인하게 돼요 참조)

정신역동적으로 강박사고의 가장 큰 중요한 문제는 리비도와 공격성, 즉 섹스와 살의에 관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절대 권위자에 대한 분노 혹은 해서는 안 될 상대에 대한 성적 욕망이 그것인데요. 그러한 욕망은 금지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며, 금지되어 있는 이상 그런 욕망에 대한 호기심 자체는 있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임을 이해하고, 그런 욕망의 흔적이 있다 하더라도 본인이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꺼리고 밀어내려 할 때보다 증상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이때 자신이 본인의 병에 대해 인정하지 않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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