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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기는 나를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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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972회 작성일 22-09-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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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거든, 그가 누구이든 그것을 잊어버리고 용서하라.
그때 그대는 용서한다는 행복을 알 것이다. 우리에게는 남을 책망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톨스토이-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한다. 대개 자신이 타인들에게 준 상처는 기억하지 못해도 남들이 나에게 입힌 상처는 오래 간다. 상처의 깊이가 클 경우에는 원한이나, 미움, 증오, 복수심 등과 같은 이름으로 상흔이 남아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히기도 한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용서’는 “지은 죄나 잘못을 벌하거나 꾸짖지 않고 덮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용서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종교에서 그렇게 용서를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한 태도로 좀처럼 스며들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용서는, 심지어 내가 용서했다고 생각하는 동안에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로는 다 용서했다고 해놓고도 문득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고 있을 때, 상처받은 기억 때문에 아파하고 분노할 때, 우리는 용서라는 감정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누군가는 용서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타인이 나에게 한 잘못을 용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숭고한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용서를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나를 위해, 혹은 모두를 위해 용서가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분노, 원한, 증오 등과 같은 것들보다 용서로 이룰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크고 위대하다. 은식기를 가져간 장발장에 대한 신부의 용서는 그 어떤 단죄보다 크고 위대한 결과를 가져왔음을 기억해보자.

“원한을 품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던지려고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화상을 입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고 부처는 말했다. 부정적 감정을 품고 있으면 결국 다치고 피해를 입는 쪽은 자신이다.
용서는 잘못을 한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라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왜냐하면 남을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심리적으로 자신이 먼저 치유되기 때문이다. 내 마음에서 용서받아야 할 사람, 용서받아야 할 과오를 놓아줌으로써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해방시킬 수 있다.

용서는 잘못을 잊어버리는 망각이 아니며, 타인에게 베푸는 자선도 아니다. 타인의 잘못으로부터 내가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정신적 날갯짓이다. 집착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지고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선지자들이 말하는 ‘용서가 주는 구원’임을 기억하자.

1. 용서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

심리학 박사 프레드 러스킨은 “용서란 평온한 감정이다. 그런 감정은 자신의 상처를 덜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감정에 책임을 지고 그 사건에서 피해자가 아닌 승리자가 되었을 때 생겨난다”고 했다. 마음속에 나에게 상처 입힌 사람에 대한 원망과 미움으로 가득 차 있다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여유가 없기 때문에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없다. 미래를 위해 한발짝 나아가려면 진정한 용서를 통해 ‘평화로움’을 느껴야 가능하다. 상대방을 향한 미움에서 자신을 놓아주어야 내가 갖고 있는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용서는 남을 위해 베푸는 이타적인 마음인 동시에 자신에게 베푸는 사랑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2. 용서해야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누구도 자신에게 상처 입히는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는 않는다. 원치 않았던 과거의 일에 집착하면 현재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감정을 다 쏟아 부으면 마음에 여유가 사라지게 된다. 용서는 과거에 갇힌 나를 꺼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3. 용서하지 않으면 나도 용서받을 수 없다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타인에게 상처를 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나는 어떤 생각이었는지를 기억하자. 상대가 악의를 가지고 했던 행동이었을 수도 있고, 피치 못하게 저지른 실수일 수도 있다. 혹은 좋든 나쁘든 지난 날 나와 같은 마음일 수도 있다. 마음을 넓게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자. 이때 내가 앞으로 받게 될 수많은 용서에 대해 생각하면 용서하기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무릇 용서란, 우리가 받은 것을 되돌려 주는 것이고, 갚아야 할 것으로 생각하면 남을 더 쉽게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4. 잊어버리는 것은 용서가 아니다

‘잊어버리는 것’과 ‘용서’는 다른 개념이다. 많은 사람들이 ‘용서’와 ‘잊어버리는 것’을 혼동하곤 한다. 이는 망각일 뿐 마음 한 켠에는 아직도 원망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단지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증오의 감정을 잠시 꺼둔 것 뿐이다. 망각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상처받은 감정을 묻어버린 것이기 때문에 마음 속에 분노와 미움을 모두 털어버리는 참된 용서를 행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파묻힌 감정은 기억이 되살아나거나 시간이 지나면 부정적으로 표출되기 쉽다. 예전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오히려 그것을 기억함으로써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5. 용서로 무엇을 바꾸려 하지 마라

영화 ‘오늘’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소년이 또 다시 범죄를 저질렀음을 알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분노한다. 엄청난 노력으로 용서를 실천할 때, 우리는 때론 자신의 용서가 상황을 개선시키거나 혹은 상대를 개심()하게 만들기를 기대한다. 그러다가 원하는대로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며 괴로움 속에 번민한다. 그러나 용서는 타인에게 지우는 빚도 아니며 멍에도 아니다. 그러니 돌려받아야 할 것이 없다. 용서는 내게 잘못을 저지른 타인을 선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잘못을 덮어주는 행위다. 그로 인해 변하는 것은 자기자신이지 타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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