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인 제가 육아에까지 꼭 신경을 써야 합니까 > 자료실

본문 바로가기

남자인 제가 육아에까지 꼭 신경을 써야 합니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1,078회 작성일 22-09-23 16:59

본문

심리상담 문의내용
요즘 남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아시잖아요. 직장에서 온갖 힘든 일을 해내고 상사들 눈치 보느라 진이 다 빠질 지경입니다. 그런데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집사람은 곧장 아이 좀 보라고 투덜댑니다. 쉬는 날 친구라도 만나려고 하면, 아이랑 놀아주지 않고 어딜 나가냐며 화를 내죠. 이렇게 힘든 제가 아이까지 봐야 합니까?

남자들 역시 밖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피곤합니다. 그저 쉬고만 싶죠. 그런 남자들이 아이 좀 보라는 말을 들으면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낍니다. 심지어 그런 투의 말은 마치 남자가 밖에서 놀다 들어오기라도 했다는 듯이 들려 감정을 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보통의 남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과제입니다. 남자들은 육아가 엄마의 몫이며, 여자들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우선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여자는 1개월에 한 번만 배란이 되고 임신과 수유 기간에는 생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낳을 수 있는 자식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기가 낳은 자식에 대한 애착이 강해 열심히 돌보려 합니다.

반면 남자들은 언제든지 사정을 할 수 있으므로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여러 곳에다 씨를 뿌리는 편이 번식성공에 더 유리합니다. 더구나 자기가 직접 아이를 낳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아이가 진짜 자기 자식인지 확신할 수 없죠. 이를 ‘부성불확실성’이라고 합니다. 영어농담에 “Mother’s baby, Father’s maybe”(엄마의 아이, 아빠는 글쎄)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 보니 근본적으로 남자들은 자기 자식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관심합니다.

남자들이 육아에 익숙하지 못한 심리적·사회적인 요인들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남녀의 결혼관계는 아동기 감정양식의 반복인 경우가 많아, 남자들은 어머니에게 그러했듯 아내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육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여서, 남자들은 아기를 두고 넋을 놓은 채 아내가 해결해주기를 바랍니다. 마치 엄마에게 의존했던 아동기 심리로 퇴행하는 것과 같죠. 여기에 더해 아빠들이 성장해오며 가정에서 배웠던 남녀역할에 대한 구시대적 가르침, 즉 ‘남자는 나가서 돈만 잘 벌어오면 되고, 아내는 살림 잘하고 아이를 잘 돌봐야 한다’는 메시지도 그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아빠가 갖는 중요성은 매우 이른 단계에서부터 확인됩니다. 엄마, 아빠 모두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맺고 있는 아이들은 자신감 있고 유능했으나, 둘 중 한 부모하고만 안정된 애착을 맺고 있는 아이들은 이보다 못했고, 어느 부모와도 안정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 아이들은 가장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아이의 성장발달에 아빠가 끼치는 영향을 강조하기 위해 아빠효과(Father Effect)1)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친절하고 칭찬을 잘 해주며 곁에서 자주 도와주는 아빠를 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지능과 어휘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아빠와의 상호작용이 아이의 좌뇌를 발달시켜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게끔 도와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1958년생 17,000명을 대상으로 33년간 추적연구를 한 옥스퍼드대학교의 대규모 조사에서는 어린 시절 아빠와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일수록 학창시절에 성취욕과 사회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확률이 더 높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아빠들은 육아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것은 자녀에게 매우 유익한 일입니다. 엄마뿐 아니라 아빠와도 상호작용을 하면서 아이는 엄마의 역할과 아빠의 역할을 균형 있게 체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차츰 인격이 형성되면서 아이의 자아에는 건강한 여성성과 남성성이 동시에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둘째, 육아에 대한 개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육아란 단지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루만져주고, 책을 읽어주고, 함께 뛰어놀며 교감하는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아빠가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을 시켜주며, 함께 뛰어놀 때, 스킨십이 이루어지며 아이에게 친밀감과 안정감이 전해집니다.

마지막으로, 관계도 가꾸어나가야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리 내 피를 나눈 자식이라 하더라도, 아빠가 관심과 애정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소원해지게 마련입니다. 이미 서먹해진 아빠와의 관계는 아이가 다 큰 뒤에 만회하려 해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 법입니다.

아빠들은 아이를 돌보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엄마도 처음부터 아이를 잘 돌본 것은 아닙니다. 자꾸 하다 보면, 조금씩 요령도 생기고 편해집니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은 신체적 활동과 관련된 놀이를 할 때 엄마보다 아빠와 함께하는 것을 더 즐거워합니다. 특히 아들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 아들은 가장 좋아하는 놀이친구로 아빠를 꼽는 일이 많습니다.

어떤 아빠는 종종 어떻게 해야 아이와 잘 놀아주는 것인지를 너무 고민한 나머지, 놀이 자체를 지나치게 힘든 일로 받아들이곤 하는데요. 아이와 게임할 때 져주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온힘을 다해야 하는 건지 난감해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내가 어른으로서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게임에서 질 때마다 짜증을 너무 낸다면, 아빠는 일부러 져줄 것이 아니라 묵묵히 게임을 함께해주다 아이가 지고 있어도 짜증을 내지 않은 그 순간에 칭찬을 해주면 됩니다. 즉,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맞춰 반응하기보다는 어른다운 모습을 유지하면서 아이로 하여금 보고 배우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아이와 놀아주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도록 하는 데는 엄마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아빠도 엄마와 똑같은 몫의 육아를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엄마 자신이 육아의 일차적 책임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이 집에서 아이를 돌보느라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며 항변하는 것은, 남편이 직장에서 얼마나 고생하다 들어왔는지에는 관심이 없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육아를 함께하고 싶다면, 퇴근 후 쉬지 못하고 아이를 돌보는 남편에게 고마워해야 합니다. 물론 맞벌이부부라면, 육아와 살림에 대해 두 사람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엄마는 과감히 아빠에게 아기를 맡겨보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아빠가 아이를 땅에 떨어트리기라도 할 것처럼 불안해 보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자꾸 시키지 않으면, 아빠의 양육 노하우는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논 아빠에게는 성심껏 칭찬을 해주세요. 밖에서 뭘 했기에 아이가 이렇게 더러워졌느냐고 화내고, 왜 애를 울렸냐며 신경질을 낸다면, 아빠는 다시는 아이와 놀아주고 싶지 않을 겁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아빠가 엄마보다 육아를 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와 놀아주는 것에 대해 일일이 가르치려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지시하듯이 아이를 맡기기보다는, 육아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하루 정도 온전히 아이를 남편에게 맡겨보세요. 아이를 돌보는 일과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얼마나 고된가를 남편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후 남편은 어떤 때에 무엇을 해야 좋을지 스스로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아빠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가 있음을 부부가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엄마와의 양자(兩者) 관계에서 벗어나 남자로서 혹은 여자로서의 동일시과정이 일어나는 4세 전후의 오이디푸스 단계와, 남성과 여성의 정체성이 확고해지는 청소년기에는 아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쁘더라도 이 두 시기만큼은 아빠들이 적극적으로 자녀를 위해 시간을 내고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자와 여자, 어떻게 다를까

남자들은 자신이 터프하고 냉담하게 구는 모습을 여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뒤집는 심리실험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P. 라 세라(P. La Cerra)는 240명의 여자들에게 여러 장의 남자사진을 보여주면서 가장 호감이 가는 남자가 누구냐고 묻는 실험을 했습니다. 여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사진은 다정한 미소로 아이를 바라보는 남자의 사진이었습니다. 반면, 우는 아이를 옆에 두고도 무심히 서 있는 남자의 사진이 가장 인기가 없었습니다. 남자의 신체적 힘이 세상을 지배하지 않는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겠죠. 재미있는 것은 남자들에게 똑같은 실험을 하자,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남자들은 여자와 아이의 상호작용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무조건 예쁜 여자를 선호했다고 합니다.


대표자 : 박두순대표전화 : 041-592-6500팩스 : 041-592-6666이메일 : cdassd6500@hanmail.net
주소 :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역서5길 4, 두정프라자 301호사업자등록번호 : 312-80-13827

Copyright © (사)충남장애인복지정보화협회부설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