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핑 효과 Looping Effect , ─ 効果 > 자료실

인간 유형의 범주화에 따라 해당되는 인간 유형이 형성되며, 형성된 인간 유형에 의해 범주화의 정당성이 확보되는 순환 과정을 뜻하는 용어. '고리 효과', 또는 '반복 효과'라고도 한다. 1995년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이언 해킹(Ian Hacking) 교수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는 <인간 유형의 루핑 효과(The looping effect of human kinds)>라는 저서에서 사람들을 분류하는 행위와 일정 유형의 사람들 가운데에서 형성되는 순환적인 연결 관계를 설명했다. 루핑 효과는 일정한 분류 체계에 의해서 분류된 사람들이 그 분류를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일정한 행동 양식을 보이게 되고, 그 변화된 행동 양식들은 또다른 형태의 분류 체계를 생성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그는 특정한 시기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간 유형(human kinds)의 탄생은 두 방향(vectors)에서 작동된다고 보았다. 하나는 위에서 아래로 작동하는데, 어떤 담론이나 분류체계를 생성하는 전문가 집단에 의해서 형성된다. 다른 하나는 아래에서 위로 작동하는데, 그 분류체계 안에 속하게 된 사람들이 그 분류를 수용하든 거부하든 간에 일정한 반응을 보이면서 분류체계 자체의 존재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해킹은 이 두 방향의 작용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킹은 이와 같은 루핑 효과 개념을 성적 충동이나 동성애, 다중인격 등 당시로서는 매우 논쟁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아동학대나 다중인격의 경우, 해당 분야의 사회문화적 변화와 학문적 발전이 아동학대자와 다중인격자를 만들어내었다고 보았다. 즉 이전 시대에는 '아동학대'나 '다중인격'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학문적으로 그 분류가 생성된 뒤에 비로소 아동학대자와 다중인격자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이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점차적으로 학자들에게 그 존재가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유형이나 범주가 창조되면서 그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해킹이 유형이나 범주가 개별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 영향을 통해 구성된 유형이 다시 범주화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것을 명명한 '루핑 효과'는 이후 어떤 사회 안의 문화적 담론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작동되는 원리로도 인용되었고, 더 나아가 평소 주목받지 않았던 특정한 사안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이슈되면서 관심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도 사용되었다.

루핑 효과는 유명인의 자살이 보도되었을 때, 이를 따라하는 모방 자살을 말하는 '베르테르 효과'와 유사하게 사용되지만, '베르테르 효과'가 자살과 같은 개인의 모방 행동에 중점을 둔 명칭이라면, 루핑 효과는 미디어와 언론에 의해 특정한 사안이 보도되면서 대중들에게 그 의미가 강조되거나 환기되어 관심이 증폭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경우 루핑 효과는 대체로 언론과 미디어의 기능 및 부작용을 경계하는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