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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편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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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648회 작성일 22-09-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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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문의내용
남편이 너무 철이 없어요. 한 가정의 가장이면 정신을 차릴 만도 한데, 여전히 친구를 만나 놀기만 좋아할 뿐 가사를 책임지고 맡아주는 게 없어요. 돈 걱정도 안 하는지 이번에 외제차로 바꿔야겠다며 덜컥 계약을 하고 왔어요. 그래서 제가 좀 뭐라고 했더니 자기가 밖에서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는 줄 아느냐며 단단히 삐쳤어요.

여자가 보기에 남자들은 철이 없고 제멋대로라 꼭 어린애같이 느껴지곤 합니다. 생각은 하며 사는 건지 눈치 없이 말을 불쑥 내뱉어버리곤 해, 옆에서는 이 사람이 또 무슨 말을 할지 조마조마합니다. 자기가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젠가는 사야 직성이 풀리고, 남보다 못해 보이는 것은 절대 못 참아 친구가 한다면 자기도 꼭 따라 해야 합니다. 게다가 자존심은 또 얼마나 센지, 모르는 장소에서도 길을 묻는 법이 없고, 덕분에 감사하다는 말도 잘 할 줄 모르며, 어쩌다 누군가가 한마디 지적이라도 하면 굉장히 언짢아합니다.

이렇듯 남자들이 자존심 세고 제멋대로인 이유는 자기애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여자에게도 자기애가 있지만, 다소 과대하다 싶은 자기애는 유독 남자들에게서 주로 관찰됩니다. 그러는 이유에 대해 정신분석학에서는 남근선망(Penis Envy)이라는 심리기제를 들어 설명합니다. 여자아이들은 자신에게 남근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는 데 반해 남자아이들은 자신의 남근을 통해 기본적으로 과장된 자기애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남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가부장제라든지 남아선호사상 같은 문화적 영향으로 인해 남자들은 대개 여자들에 비해 상대에 대한 배려심도 적고 남 눈치도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내 위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불안해요 참조)

적당한 자기애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존감으로 작용하지만, 이것이 지나칠 경우에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에게 이로운 것만 추구하느라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상대에 대해서도 공감이 부족하게 됩니다. 종종 미숙한 남자들이 가족관계에서 이런 심리기제를 보이는데요. 자신이 여전히 집안의 왕자님인 양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려고 하며, 이런 행동에 대해 아내와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별로 갖지 않습니다.

왜곡된 자기애가 발생하게 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모의 사랑표현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어린아이들은 통상 기본적으로 자신이 전능하며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1차적 자기애를 갖고 있습니다. 이때 부모들은 아이를 충분히 허용해주면서 맞장구를 쳐주지만, 만약 부모가 아이 행동에 반사반응을 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기분을 느끼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지나친 자기애를 만들어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자신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는 듯이 믿는 것입니다.(자기심리학 참조)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두 번째 경로는 반대로 부모가 아이를 너무 과대평가해서입니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한 큰아들의 경우, 부모는 그 아이를 대단한 인물로 치켜세우며 집안을 일으킬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여나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모자란 부분이 보이더라도 부모는 그런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칭찬만 할 뿐입니다. 이런 메시지를 그대로 몸에 익힌 아이는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특권의식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기질적인 원인도 들 수 있습니다. 언어지능이 부족한 경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설명을 잘 하지 못하므로 가족들에게 오해를 낳기 쉽고, 성인 ADHD의 경우 성격상 고집이 세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자제력이 부족해 동년배에 비해 다소 어려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기질적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문제의 근원은 그로 인한 심리적 미숙함입니다.

너무 철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남편은 아내와 가족을 위해 배려심을 키워야 합니다. 가장은 집안의 왕자도 아니고 전능한 독재자는 더더욱 아닙니다. 자신의 욕구만을 우선시하거나 아버지로서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하면 가족들은 가장을 존중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 의견을 존중하고 아빠가 아이들 입장을 이해해준다면,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존중을 받아 자존감은 저절로 높아질 것입니다.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남편을 둔 아내라면, 남편을 철들게 하는 데 요령이 필요합니다. 남편에게 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수치심을 느끼게 하여 그를 오히려 더 자기중심적으로 만들 뿐입니다. 대신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훈육하는 데 효과적인 의사표현수단인 나-전달법은 남편에게 이야기를 할 때도 유용합니다. “왜 또 늦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내 생각인데, 오늘은 좀 일찍 들어와 주면 좋겠어”라는 식의 표현이 남자들에겐 한결 효과적입니다.(사춘기가 빨리 찾아온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참조)

또한 언젠가 그가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었을 때 가족들이 그것에 대해 얼마나 기쁘게 생각하고 고마워하는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해주세요. 어린 시절 자신의 부모로부터 받지 못했던 반사(Mirroring)를 지금의 가족을 통해 대신 경험하게 되어 건강한 자기애가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동시에 적당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철없고 이기적인 남편이 미워 불평하고 싶겠지만, 어린아이 달래듯 기다리고 칭찬해주는 것이 남편의 성장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책임감의 선마저 넘어 방종하는 남편의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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