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신경전달물질과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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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690회 작성일 22-11-17 15:35본문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살아가면서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잘 낫지 않는 고질병부터, 배우자 등의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 외로움이나 고립감 등의 감정, 파산이나 실직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우울증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즉, 우울증은 사회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유전적으로, 생활환경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들이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생물학적인 요인이다.
우울증은 생물학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유발되는 것이며, 스트레스 등의 외부적인 생활 사건, 개인의 성격 등 복합적인 기전이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과학자들은 이 중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었으며 현재에도 활발하게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뇌 신경전달물질은 무엇인가?
우리의 뇌는 약 천 억 개가 넘는 신경세포들이 모여서 전기적 신호를 통해 정보를 통합하고 교환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판단하며, 몸이 유지될 수 있게 생체리듬과 운동을 조절한다. 끊임없이 우리의 뇌로 공급되는 다양한 정보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뇌의 신경세포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기본인 전기적 신호를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들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은 이렇게 어느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할 때, 전기적 신호가 할 수 없는 정보전달 역할을 하는 화학 물질을 말한다.
우울증에서의 뇌 신경전달물질은 항우울제 약물의 치료 효과를 설명하는데 중요하다. 여러 물질들 중 특히,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도파민(Dopamine)이 우울증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각각의 신경전달물질이 독립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신경전달물질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몇 가지의 신경전달물질로 우울증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세로토닌(Serotonin)
세로토닌은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주지만, 특히 뇌에서는 기분, 수면, 기억력, 인지 기능, 충동 조절, 불안, 초조감, 식욕 등과 연관이 있다. 특히 우리의 행복감에 관여하는 전달물질이라고 해서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부른다.
우울한 환자의 뇌를 연구한 결과, 세로토닌이 감소되어 있고, 세로토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전구물질인 트립토판(Tryptophan)이 부족한 경우에 우울증상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었다. 여러 종류의 우울증 치료제 중 많이 알려진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는 우울증 환자의 뇌세포에서 세로토닌을 다시 흡수하는 것을 막아, 뇌에서 부족한 세로토닌을 증가시는 방법으로 우울증상을 호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기전을 지닌 약물을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플루옥세틴(Fluoxetine), 파록세틴(paroxetine) 등이 있다.
노르에피네프린(Norephinephrine)
노르에피네프린은 다른 말로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라고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프린은 심장을 더 빨리 뛰게 만들고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 물질은 인간의 감정 작용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에너지와 흥미, 동기 부여 등의 뇌 기능과 연관이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 물질들이 부족하다는 것이 조사 결과 나타났다. 아직 이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론이 성립된 것은 아니지만 노르에피네프린의 문제가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대개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은 약물이 작용하는 기전과 약물을 사용한 후 나타나는 효과를 관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경우가 많다. 노르에피네프린도 마찬가지다. 노르에피네프린이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과거 뇌 신경세포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막는 약물(예: 이미프라민)들이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도파민(Dopamine)
도파민은 뇌에서 우리 몸의 운동기능의 조절, 새로운 것들에 대한 탐색, 주의력, 성취감,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 즉, 내적 동기의 활성화 등과 연관이 있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정신과적 질환들 중 조현병, 우울증, 강박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중독 등 다양한 질환들이 도파민 분비의 이상과 관련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파킨슨과 같은 질환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도파민 관련 신경세포가 줄어들면서, 운동기능이 조절되지 않고, 떨림 증상, 몸의 강직 등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도파민 물질이 근육 경직 등을 야기시키기 때문에 감정이 없는 마네킹 같은 표정, 근 움직임의 강직 등이 특징적이다. 도파민은 신체뿐만 아니라 감정도 딱딱하게 만든다. 도파민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무기력하고, 무감정과 같은 우울증과 유사한 증상들이 함께 나타난다.
뇌의 도파민의 증가는 정신병적인 증상이나 기분이 들뜨게 되는 증상과 연관이 있다. 또 특정 행동을 한 후 긍정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뇌의 도파민 신경체계(보상 회로: reward system)가 활성화 된다. 예를 들면, 도박에서 승리를 할 때 쾌감을 느끼고 다시 하고 싶은 욕구를 유발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반대로 도파민 활성이 감소되어 있는 경우는 우울증과 연관이 있으며, 무기력, 의욕저하, 활력 감소 등의 증상들과도 관련있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