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의 해결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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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579회 작성일 22-11-18 10:05본문
도박장에 없는 것 세 가지
도박장에는 없는 것이 세 가지 있다. 시계와 창문 그리고, 거울이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도박을 하다가, 도박장의 문이 닫히고, 더 있고 싶어도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오면, 후회나 죄책감을 느끼기에는 육체적으로 너무나 힘이 빠진 상태가 된다. 가족들은 “넌 염치도 없니?”, “도박이 그렇게 좋아?” 라고 따지지만, 정작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은 힘들어서 어떤 감정도 느끼지를 못한다. 도박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시계를 없애고 창문을 막음으로써 도박장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장소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도박장에는 거울이 없다. 그래서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물론, 도박을 적당히 즐기고 끝내고 나오는 건강한 사람들은 상관이 없다. 하지만 가지고 간 돈 뿐만 아니라, 카드 서비스와 대출까지 받아서 도박을 하는 도박중독자들은 자신이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소비하고, 오랜 시간을 카지노와 경마장에서 보낼 때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망가져가는지 볼 수가 없게 된다. 밥 먹고 휴식하는 것도 잊어 눈은 빨개지고, 계속해서 잃은 돈 생각에 절망과 수심이 가득한 표정이 그들 대부분의 모습인데도 말이다.
그런 자기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본다면, 그나마 더 지치고 사리판단이 흐려지기 전에 한번쯤 고민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내가 왜 이 모양이 되도록 여기에 있지, 도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지?’하고 자문을 할 수 있고, 그중 일부는 자리를 박차고 도박장을 나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박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절대 거울을 설치하지 않는다. 모든 돈을 잃고, 사리판단을 할 수 없을 만큼 지치도록 만들어야, 도박장 주인은 더 많은 수입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도박장에서는 그 누구도, 도박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지 않는다. 딜러, 카운터, 도박시설을 운영하는 관계자가 그 흐름을 끊어줄 리가 없다. 그래서 도박중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박을 한다는 것이 우리의 마음에서 어떤 작용을 불러 일으키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도박의 다른 이름, 거짓말
도박을 해 본 사람들, 하다못해 명절 때 고스톱이라도 쳐 보거나 중고등학교 다닐 때 일명 ‘짤짤이’를 해 본 사람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박을 한다는 것은 결국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자신이 어떤 패를 들고 있는지를 감추는 것이 도박의 핵심이다. 그것이 좋은 패라도 좋은 티를 내서는 안되고, 나쁜 패라고 해서 처음부터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선 남을 속여야 하지만, 자기 자신도 속여야 한다. 오죽하면 ‘포커 페이스(poker face)’라는 단어가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얼굴 표정에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이 되었을까.
따라서 도박을 하는 행위와 함께 항상 따라다니는 행동이 바로 ‘거짓말’이다. 자기 자신을 속이고, 도박을 함께하는 사람을 속이다 보니 거짓말은 하나의 습관이 되어 버린다. 실제로 도박에 오랫동안 빠져있는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사실도 반사적으로 거짓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도박중독의 진단기준 항목에는 거짓말이 들어 있다. 도박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항목은 바로 ‘죽을 만큼 솔직해지는 것’이 된다.
인지 왜곡을 교정하는 인지행동 치료와 약물치료가 효과적
도박과 항상 함께 다니는 거짓말은 도박에 관한 인지 왜곡으로 이어진다. 인지 왜곡은 사람을 점차 도박중독에 빠져들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들이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현상이다.
대개의 도박 중독자들은 도박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도박은 종류에 따라서 자신의 기술과 요령이 다소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신의 기술이 도박판의 거대한 확률을 좌지우지할 수 없지만 스스로 자기기만에 빠지다 보니, 확률을 조절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더 나아가 판을 조절할 수 있다는 확신까지 갖게 된다. 그래서 돈을 잃더라도 운이 나빴거나, 잠깐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고, 이길 경우에만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를 ‘통제력의 착각’이라고 한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늘 과거의 승리했던 기억만을 기억하게 된다. 이를 ‘회상의 편파성’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도박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파탄 나는 것은 생각을 못하고 반복적으로 도박을 하게 된다. 도박 중독자들은 미신적 사고도 겪게 되는데, 좋은 꿈을 꾸었을 때, 복권을 사는 행동과 같이 특정한 상황이나 행동, 생각이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도박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런 인지 왜곡을 수정하는 인지 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도박 충동을 피하는 기술, 스트레스 관리, 가정 및 사회에서의 적응 훈련 등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작업 등이 포함된 인지행동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박 중독자들은 나중에는 의식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도 도박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도박중독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근거를 가지고 있는 여러 치료 방법들을 적절하게 혼합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도박충동이 심한 경우 충동을 줄이는 약물치료도 도움이 되며, 우울증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우울제 등의 치료도 도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을 주므로 도움이 된다. 또 단도박 모임, 가족모임 등에 참석하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치료를 거부하는 도박 중독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다른 중독자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도박 중독자들은 치료받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이고 비자발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때 가족들은 단순히 도박을 더 하고 싶어서 고집을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화를 내고 당사자를 비난하는 것에만 급급할 수 있는데, 이는 반드시 피해야 할 태도이다.
도박 중독자들은 자신이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엄청난 두려움이 몰려온다. 환자들은 미신과 인지 왜곡에 빠져 있으면서도 대부분 도박으로 돈을 따거나 만회해서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막연한 희망이 삶을 지켜주는 유일한 목적이 되고 이유가 된다. 그런데 도박을 끊는 순간 이러한 희망이 사라지게 되니, 도박 중독자로서는 도박중독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고 두려운 것이다. 그리고 치료가 시작되어 도박을 끊게 되면 실질적인 빚 문제, 가족구성원,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직장 및 장래 문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직면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더 큰 저항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도박 중독자를 설득할 때는 도박 자체보다는, 그들이 느끼는 심리적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찾는 차원에서 치료자를 찾아야 한다. 치료자 또한 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도박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기에, 정신건강 전문의와 전문 상담가들의 도움을 받으면 분명히 좋아질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가족들과 접촉한 것, 치료진과 접촉한 것만으로도 희망이 있다. 옆에서 돕는 도박 중독자의 가족들은 환자의 건강한 측면과 치료에 있어서의 긍정적인 측면을 찾아내어 언급함으로써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