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마음의 탄력도는 얼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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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466회 작성일 22-11-17 15:12본문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어림도 없지. 하지만 날마다 연습하면
어느 순간 너도 모르게 어려운 역경들을 벌떡 들어 올리는 널 발견하게 될 거야.
- 공지영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중에서 -
미국 사람들은 가끔 지나치게 낙천적인 사람을 보고 ‘폴리애나(Pollyanna)라고 부른다. 엘리노 포터가 쓴 소설 ‘폴리애나(Pollyanna)’ 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된 만화영화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주인공과도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폴리애나는 가난한 목사의 딸로 양친을 잃은 뒤 숙모집에 가서 살게 된다. 천진하고 순수한 아이는 차가웠던 숙모의 마음을 녹여 집안을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마을 사람들까지 덩달아 기분좋게 만들었다. 해맑은 낙천성과 티없는 밝음 덕분에 이 소설은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고, 급기야는 낙천적인 사람을 뜻하는 보통명사로까지 등재됐다.
사는 일이 갈수록 팍팍해져서 그런지 요즘 서점에 가면 긍정심리학,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법과 같은 책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은 ‘에너지 뱀파이어’라고 해서 조직에서는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흡혈귀에 비유하고 있다.
긍정적인 마음상태의 이로움에 대해서는 책 한 권을 써도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다. 긍정적인 마음은 목표를 향해 뚜렷하게 돌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천연 비타민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좋고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하고 있으면 창의력도 높일 수 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음가짐이 좋다는 것은 분명히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우리 마음은 항상 티없이 맑게 갠 오뉴월 하늘처럼 맑고 화창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마음 상태보다는 불안, 근심, 걱정, 우울, 긴장, 초조, 실망, 낙담, 좌절 같은 부정적인 마음상태에 빠질 때가 더 자주 있다.
“그래. 지금까지 내 삶은 긍정 에너지가 30%, 부정 에너지가 70%였어. 그러니 이제부터 긍정적인 마음을 60%로 더 높여 볼까?” 이렇게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에어컨을 틀어서 실내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처럼 뜻하는 대로 조종하기가 쉽지 않다. 삶이란 도로 위를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크고 작은 난관들이 낙석처럼 불쑥불쑥 떨이지기도 하고, 때론 자잘한 근심과 불행들이 모여 큰 불행보다 더 큰 무게로 마음을 짓누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 낫지만, 우리의 마음이 부정적일 때는 도로 위를 주행하다가 차선을 빗나갔을 때처럼 갑자기 핸들을 꺾어 방향을 틀 때처럼 억지로 마음을 바로잡을 필요는 없다.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도 우리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덮어놓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오히려 문제 해결력을 더 키울 수도 있다. 마음이 어둡고 부정적인데 그걸 외면한 채 ‘긍정적이어야만 해’ 라고 자신에게 강요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 슬픔, 좌절과 같은 일시적인 부정적인 마음은 우리를 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또 ‘무한 긍정’만을 지나치게 강요하다 보면 무섭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에 빠져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할 때가 있다. 이를 가리켜 ‘폴리애나 현상(Pollyanna effect)’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정신건강이 총체적 난국인 이 시대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회복과 치유를 위한 마음의 ‘탄력성(resilience)’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마음 탄력성’이란 부정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긍정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는 힘을 말한다. 미국의 한 사회학자는 심리적 회복탄력성도 IQ나 EQ 등과 같이 지수화 해서 설명한다. 이와 같은 마음의 회복탄력성 정도를 RQ(Resilience Quotient)라고 한다.
예기치 않은 시련이 발목을 붙잡고, 우울이 내 심신을 옥죄고, 실망과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더라도 마음의 탄력도, 즉 RQ 지수가 높으면 얼마든지 긍정의 상태로 튀어오를 수 있다.
마음 회복 탄력성 높이는 방법들
관계 맺기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의 인간관계는 고난이나 시련이 닥쳤을 때 함께 극복해가며, 역경을 헤쳐나가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학교나 직장뿐 아니라 동아리와 종교활동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도 의외로 강한 결속력을 발휘해 심리적 안정감을 받을 수 있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의미 찾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자. 꼭 거창하고, 장기적인 목표가 아니어도 좋다. 하루 30분 운동하기, 물 8컵 이상 마시기 등등 작은 일이라도 의미가 있거나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설정해 매일 되뇌며 실천해보자.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한다면 어느새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경험에서 배우기
고난이 닥쳤을 때, 과거에 어떻게 대처했었는지 생각해보자.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여정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힘든 시간을 이겨냈던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역경을 이겨 내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보자. 일기를 쓰면 좋거나 나쁜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대처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희망 가지기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다가올 미래는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다가올 미래에 자신감을 가진다면, 지금 당신 눈앞에 펼쳐지는 악조건에 적응하기가 한결 쉽고 새롭게 도전하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자신 보살피기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당신’이다. 따라서 그 누구보다 아끼고 보살펴야 할 사람도 자신이다. 육체적∙정신적 피로는 회복력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충분히 수면을 취해 낮에 쌓인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자. 수면부족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인체에 갖가지 이상을 가져다 준다.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요가나 명상을 통해 내면의 감정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유지해 보자. 잘 먹고 취미활동을 즐기며 잘 지내는 것도 회복력을 높이는 간단한 방법 중 하나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회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떻게 대처할지 계획을 세워 실행해 보도록 하자. 비록 좌절에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상황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