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택시기사 안남기에 의해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이다.
2. 검아 안남기
안남기는 1967년 7월 충북 괴산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집은 심하게 가난했고 안남기는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서울로 올라가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만난 여성과 결혼도 하고 아들 셋도 낳았다. 그러나 그는 택시기사로 일하던 2000년 8월 23일 승객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쳐 경찰에 붙잡힌다. # 이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2003년 6월 30일 출소한 뒤 그는 부인을 찾아갔으나 부인은 재결합을 거부했고, 그는 청주시 흥덕구의 빌라에서 혼자 생활했다.
당시에는 성범죄자의 택시기사 취업을 막는 법이 없었고, 그는 다시 운전면허를 취득해 택시기사로 일하기 시작한다.
3. 살인 행각
3.1. 2004년 살인 사건
2004년 10월, 안남기는 택시로 청주를 돌아다니다 지적장애인 전모(당시 22세)씨를 발견하고 태우게 된다. 강원도에 살던 전씨는 9월 말 가출해 버스를 타고 청주로 온 상태였다.
그는 전씨를 태우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그러다 목졸라 살해한 뒤[1], 시신을 집안에 방치하다 2일 뒤 시신을 이불로 감싼 뒤 노끈으로 묶어 택시 트렁크에 싣고 충남 연기군 전동면 송성리 1번 국도 인근까지 가서 유기했다.
시신은 10월 16일 발견됐으며, 2010년 안남기가 검거될 때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다#.
3.2. 2009년 살인 사건
2009년 9월 21일 밤, 안남기는 청주시 한 사거리에서 김모(당시 40세)씨를 태웠다. 김씨가 잠들자 그는 인적이 드문 골목에 차를 세우고 성폭행했다.
그 후, 안남기는 자신의 집으로 택시를 운전해 간 뒤 집에서 테이프를 들고 나와 김씨를 결박한 뒤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추궁해 알아내고 트렁크에 감금했다. 그가 얼굴에 테이프를 강하게 돌려 감아서, 김씨는 결국 질식사하였다.
22일 아침 7시쯤 안남기는 모자를 쓰고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금성계전아파트 맞은편 그린24시 편의점 현금인출기에 나타나 빼앗은 카드의 비밀번호를 입력해 현금 22만원을 인출해 가져갔다. 이 장면은 은행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안남기는 2004년 범행과 마찬가지로 시신을 택시에 싣고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시신을 유기했다.
23일 김씨의 남편은 미귀가 신고를 했으며, 시신은 26일 오후 5시 30분 경 무심천에서 낚시하던 낚시꾼에 의해 발견되었다.
당시 경찰은 CCTV에 찍힌 범인을 공개수배했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
3.3. 2010년 강도살인 사건
2010년 1월20일 새벽, 안남기는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에서 태운 33세 여성 승객을 납치해 미리 준비한 테이프로 결박했다. 이 여성이 테이프를 손으로 떼어내고 "임신중이다. 하혈을 한 것 같다. 산부인과 앞에 내려달라"라고 사정하자 안남기는 이 여성 얼굴에 붙였던 테이프를 눈만 남기고 떼어낸 뒤 산부인과 앞에 내려놓고 도주했다.
두 달 정도 지난 3월 26일 밤 11시경, 안남기는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에서 태운 승객 송모(24)씨를 칼로 위협해 노끈으로 묶은 뒤 돈을 뺏고 성폭행하려다 그만두었다.
대신 그는 송씨의 얼굴 전체를 청테이프로 감은 뒤 트렁크에 가뒀다. 빼앗은 카드로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하려 했으나 비밀번호 오류로 실패했다. 이후 트렁크를 열어본 안남기는 송씨가 사망했다는 걸 파악했다.
집에 가서 잠을 잔 안남기는 이후 이틀 동안 트렁크에 시신을 싣고 손님을 태웠다. 3월 28일 새벽 1시35분쯤 대전 대덕구 대덕산업단지 공터에 세워져 있던 대형 트럭 사이에 시신을 유기했다. 이 모습이 공장 CCTV에 찍혔지만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3.4. 검거
시신은 유기 9시간만인 오전 10시쯤 공장에 출근하던 노동자에 의해 발견됐다. CCTV를 분석한 대전경찰은 용의자가 NF소나타 택시를 모는 청주 지역 택시기사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그 시간대 그곳을 지나간 67대의 택시를 모두 조사해 12시간만에 안남기를 붙잡았다.
또한 미제 사건의 용의자 DNA와도 대조한 결과 여죄 2건을 밝혀냈다. ###
당시 화제가 되기는 했으나 대통령이 직접 검거를 지시한 김길태 사건과 천안함 피격 사건에 묻혀 큰 주목은 받지 못 했다.
4. 도급택시의 문제점
안남기는 도급(都給)택시 기사였다고 한다. 도급택시는 하루에 기사들로부터 일정한 돈을 받고 택시를 임대해주는 형식으로 운행하는 택시를 말한다. 사실 이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이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도급제 택시가 공공연히 있었다. 이 도급택시의 장점은 회사의 통제나 관리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안남기의 범행에도 아주 큰 도움(?)을 줬다. 안남기처럼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영업을 하는 짓은 일반 택시라면 절대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개인택시가 아닌 이상 차량은 택시회사 소유이고, 또 택시기사들은 12시간 단위로 교대한다고 한다. 만일 교대한 택시기사나 배차 담당자 등 회사 관계자가 트렁크 안을 점검한답시고 트렁크 문을 열어버리면 그 안에 시신이 있는 게 들통날 수 있다. 그런데 개인택시기사가 아닌 안남기가 버젓이 트렁크 안에다 시체를 숨기고 다녔다면, 이는 도급택시 이외에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도급택시에 대한 경각심이 꽤 높아졌다.
5. 재판
재판에 앞서 안남기의 정신상태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그는 정신장애는 없었고,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다. 사이코패스 검사에서는 일부 사이코패스적 성향은 있으나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결론이 나왔다.
그는 "피해자들이 숨을 쉴 수 있게 테이프를 조금씩 찢어주었다. 살인하려는 마음은 없었다"고 계속 주장하였다. 살인의 고의가 없으면 강도치사죄가 되어 형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러 정황에 비추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인 대전지방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후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현재도 청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현재 모범수로 생활 중이라고 한다. 이론상으로는 20~30년 뒤 가석방될 수 있긴 하나, 3명 이상 살해한 성범죄자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6. 그의 범행으로 의심되는 사건들
2004년 살인을 저지르고 2009년 다시 살인을 저지르기까지 5년의 공백기가 있기 때문에, 안남기가 이 시기 다른 살인사건을 저지르지 않았나 하는 주장도 있다. 현재 안남기는 이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검거 당시 경찰은 3건의 살인과 1건의 강도 외의 여죄를 밝히기 위해 그의 연고지인 청주, 대전, 안산 지역의 미제 사건들을 조사했으나 성과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