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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간의 준강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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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394회 작성일 22-12-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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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의 정의는 강제적인 성관계로 바뀐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부부 간의 준강간 행위가 인정되는지는 학설이 엇갈린다. 법령 본문에 떡하니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라고 되어 있기 때문. 물론 배우자에게 "정 하고 싶으면 나 자고 있을 때 해라"라고 미리 승낙했다면 피해자의 승낙 법리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되고, 원칙적으로는 미리 허락을 받고 하는 게 바람직하다.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추정적 승낙이 없는 경우에 문제가 된다. 추정적 승낙이 없더라도 자고 있는 배우자에게 성관계는 할 수 있다는 설, 성관계도 추행의 일종이지만 부부 간의 성관계는 간음은 아니므로 강간죄는 적용되지 않고 준강제추행죄로만 처벌된다는 설, 준강간죄가 인정된다는 설을 생각할 수 있다. 준강간죄를 인정할 경우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사실 부부 간에 남편이나 아내가 자고 있는데 배우자가 했다고 해서 "왜 잠 잘 못자게 했냐", "왜 허락 없이 했냐" 등등 따지는 사람은 있어도 그걸 가지고 단순한 다툼도 아니고 고소를 한다는 것은 이미 사이가 갈라지지 않는 한 말이 안되는 일이다. 현재 성범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기 때문에 부부 간 준강간죄를 인정할 경우 어떤 남편이 "아내가 자고 있는데 한 적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아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데도 처벌대상이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부부 간 강간죄의 첫 피고 사례에서는 1심에서 준강간죄도 인정되었으나, 피고인이 자살하면서 2심조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그 후에 하급심에서 준강간도 인정한 부부강간사건의 상고를 기각한 적은 있지만, 준강간혐의와 다른 시각에 저지른 아내에 대한 (일반)강간행위도 인정되어 기소된 사안이라 부부간 준강간의 준강간죄 성립 여부를 따지는건 의미가 없어서 피고인이 부부 간에는 준강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법리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준강간인정의 법리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이후 부부 간 준강간죄 성립여부에 대해 형사사건에서 법리적인 이의가 제기되면 논쟁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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