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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파주 택시기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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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381회 작성일 22-12-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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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1999년 12월 31일 새해를 앞둔 무렵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1] 문산 방면 2km 지점 농수로 뚝방길에서 개인 택시업을 하던 김인식[2]씨가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이다.

2. 사건 경위[편집]

2.1. 시신 발견[편집]

자유로 인근 9사단 송촌소초 소속 행정보급관이 1999년 12월 31일 오전 11시경 보급품을 나르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풀숲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군부대 및 경찰에 신고하였다. 해당 도로는 매우 외진 곳으로, 비포장도로였으며 군용차량만 가끔 지날 뿐 민간 차량이 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발견자인 행보관은 시신의 손을 보고 버려진 마네킹으로 생각했으나, 손가락에 끼워진 금반지를 보고 마네킹에 반지를 끼운 것이 이상하다 생각하여 자세히 살펴본 뒤 시신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

발견 당시 김인식 씨는 흉기에 의해 목 부위에 마치 참수당하듯 16.5cm나 베인 절창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양손은 모두 끈으로 결박되어 있었다. 자신의 명찰이 부착된 노란색 택시복을 착용하고 있었다.해당 기사 상술한대로 김인식 씨의 손가락에는 금반지가 그대로 끼워져 있었으며, 수중에 2만원의 현금이 있었다. 또한 김씨의 바지 고리에는 택시 열쇠가 걸려있었다. 주변 도로변에는 김인식 씨의 옷에서 떨어진 단추, 혈흔 몇 방울, 담배꽁초 등이 발견되었다.

시신 주변의 수풀 상태는 온전했다. 즉 김씨는 1명의 범인이 굴리거나 끌어서 옮긴 것이 아니라 2명 이상의 범인이 완전히 들어서 가져온 뒤 현장에 던져둔 것이다.

2.2. 택시 발견[편집]

시신 발견 현장 인근에 김씨의 택시가 없었기에 경찰은 즉시 김씨의 택시를 수배한다.

피해자의 택시는 2000년 1월 3일 시신 발견 현장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로 30km 정도 떨어진 고양시 화정동에 위치한 덕양구청 인근 도로변에서 발견되었다. 차 문은 잠겨있었고 현금과 전원이 켜진 휴대전화 등이 차 안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차 안은 범죄가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깨끗했는데, 차 안을 뒤진 흔적이나 혈흔 등 격투의 흔적은 없었고 범인의 것으로 추정할만한 지문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3] 그 외에도 운전 장갑이 핸드 브레이크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차 문이 잠겨있었다는 것도 특이한 점인데, 파주에서 발견된 김씨의 시신에 택시 열쇠가 그대로 남아있었고 고양에 있던 택시의 문은 잠겨있었다. 글로브 박스 내부에 보조열쇠가 있긴 했으나 누군가 꺼내 사용한 흔적은 없었다. 즉 범인들이 김씨를 파주에서 살해한 뒤 김씨의 택시를 고양까지 몰고 온 것이 아니라 고양에서 김씨가 직접 택시에서 내리고 문을 잠근 뒤 범인들을 만나 파주까지 옮겨졌을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택시 내부에서는 메모가 적힌 쪽지가 발견되었는데, 유가족의 말에 의하면 김씨는 평소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메모를 남기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쪽지에 의하면 김씨는 12월 30일 16시 55분 딸과 전화 통화를 했고(통신사 기록으로 정확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가스충전소에서 가스를 채웠으며,[4] 4000원짜리 칼국수로 저녁식사를 마친 뒤 12월 30일 20시 5분 택시 영업을 시작했다. 메모는 여기에서 끝난다.

택시의 226km라는 주행거리 기록과 남아있던 가스 잔량을 통해 택시가 대략 12월 31일 새벽 1시 경까지 쉼없이 주행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2.3. 부검[편집]

부검 결과 김인식 씨의 상처는 목의 삭흔과 절창으로 2곳이었는데[5], 김인식 씨는 목을 졸려 살해당한 뒤 확인사살 격으로 다시 목을 베인 것으로 보였다. 법의학자들은 단순히 목이 졸렸거나 처음부터 목이 베여 죽는 경우면 모를까, 이렇게 치명상이 될만한 상처가 2개나 있는 것은 굉장히 드문 경우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목을 조르거나 찌르는 것으로 살인을 하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손이 결박된 것은 범인이 흉기로 위협해 김씨를 제압한 상태에서 손을 묶은 것으로 추정되며, 목의 삭흔 방향으로 보아 김씨는 뒤에서 끈으로 목이 졸려 사망했다. 이후 생긴 목의 절창은 16.5cm나 되었는데, 이 정도면 3~4L 이상 대량의 출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씨의 옷에는 피가 별로 묻어있지 않았고 택시 내부에도 피는 없었다. 즉 목이 졸려 죽은 김씨의 시신을 유기 현장에 버린 뒤 확인사살로 눕힌 자세에서 목을 잘랐을 것이다. 시신 근처에서 겨우 몇 방울의 혈흔이 발견된 것도 김씨가 목이 잘린 뒤 그 자리로 옮겨진 것이 아니라 김씨가 옮겨진 뒤 목이 잘렸고 그 이후에 범인의 칼이나 옷 등에 묻은 핏방울이 떨어졌으리라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시신의 위장 내에서는 약 20mL의 잔여물이 발견되었다. 이는 식사 후 3~4시간 정도가 지난 상태로 볼 수 있으며, 20시 5분에 칼국수로 식사를 마쳤음을 고려하면 김씨는 자정 전후에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택시의 주행거리와 가스 잔량을 통해 나온 새벽 1시까지 주행했으리라는 추측과도 일치한다.

또한 결박된 손의 매듭 형태가 이상했다. 사용한 끈은 운동화 끈으로 추정되었으며, 보통 사람을 결박하기 위한 매듭은 양손을 딱 붙인 뒤 묶는 반면 김씨의 결박은 양손을 따로 각각 서너번씩 감은 뒤 10cm 이상의 끈으로 엉성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런 식의 결박은 손을 상당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스스로 풀기도 어렵지 않아서 사람을 포박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봐야한다.

2.4. 프로파일링[편집]

프로파일러 표창원 교수는 범인이 비면식범일 것으로 보았다.

면식범은 피해자의 시신이 빠르게 발견될수록 자신이 용의선상에 들어갈 위험이 높기에 잘 발견되지 않을만한 방법으로 시신을 유기하며 시신이 발견되더라도 신원을 특정하기 어렵도록 증거를 인멸하려고 한다. 그러나 김씨의 시신은 인적이 드문 곳이기는 하나 땅 속에 묻히지도 않은 채 길가에 보란듯이 놓여있었고, 택시기사복의 명찰도 제거되지 않았다. 유기 현장 근처에는 바닷가가 있었는데 바다 속으로 던져버린다는 더 확실한 방법을 쓰지도 않았다. 즉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다고 해도 바로 용의선상에 들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한 표창원 교수는 핸드 브레이크 위에 운전 장갑이 가지런히 놓인 것을 주목했다. 이는 피해자의 평소 습관으로 운전을 정상적으로 마친 뒤에 핸드 브레이크를 걸고 장갑까지 벗어서 올려놓았을 때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표창원 교수는 피해자가 범인의 강요로, 혹은 제압당한 뒤 끌려나간 것이 아닌 자기 의지로 정상적으로 운전을 마치고 스스로 차에서 내렸을 것으로 보았다.

3. 용의자[편집]

3.1. 단순 택시강도[편집]

1999년 당시는 택시강도 범죄가 가장 극성을 부리던 시기였기에 경찰도 처음에는 택시강도에 용의점을 두고 수사했다. 일대의 택시강도 전과자들을 모두 조사했으나 용의점이 있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택시강도의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금반지, 휴대전화, 현금 등 금품을 두고 갔다는 점, 택시와 시신이 1시간 거리나 떨어져 발견되었다는 점, 택시 내부가 강도가 벌어졌다기에는 너무 깨끗하다는 점, 결정적으로 수법이 택시강도치고 너무 잔혹하다는 점을 들어 원한관계나 금전 문제에 의한 살인을 의심하고 주변인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3.2. 김씨의 전처[편집]

김씨는 전처와의 슬하에 3명의 자녀가 있었으나 사건이 있기 4달 전에 이혼을 한 상태였다. 김씨의 가족과 주변인들은 김씨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성격도 아니고 채무 등 금전적 문제도 없었으나 그나마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일이 있다면 전처와 그 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는 원만했으나 집안에서는 가부장적인 성향이 매우 심해서 전처를 감금하는 등 상당히 폭력적으로 대했으며, 결국 이 가정폭력이 원인이 되어 이혼까지 하게 되었다.

사건 후 전처의 행동도 의심을 부추겼는데, 전처는 김씨의 이름으로 나온 복지금 약 600만원을 챙겨가고 약 3~4천만원에 김씨의 택시도 매각하는 등 김씨의 사망으로 인해 금전적인 이득을 챙겼다. 즉 누군가가 원한이나 금전적 이득 때문에 김씨를 살해했다면 그것은 김씨의 전처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성인 남성인 김씨를 여성 혼자 목을 졸라 죽인 뒤 목을 잘랐다고 보긴 어렵기에 유가족은 전처의 남동생이 살인을 저질렀을 것으로 의심했다. 실제로 전처의 남동생은 사건 전후 서울로 상경했던 정황이 확인되어 더욱 의심을 샀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전처와 전처의 남동생 모두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가 확인되어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이 김씨의 전처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전처는 만남을 강하게 거부하고 전화 인터뷰에만 응했다. 전화 통화에서 전처는 자신이 전 남편의 복지금을 챙기고 택시를 매각한 것은 아이들의 양육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으며, 자신도 전 남편의 죽음이 안타까워 나름대로 조사를 했는데 남편의 친구였던 곽씨라는 인물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3.3. 곽씨[편집]

김씨의 20년지기 단짝친구였던 곽씨는 고양시에서 횟집 주방장을 하던 인물로 그의 횟집은 택시 발견 현장과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씨의 전처가 횟집을 찾아오자 곽씨는 할 말이 없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대화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서 수소문한 결과 곽씨는 이미 사망했으며, 2011년경 자살했다고 한다. 곽씨의 유가족은 자살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말해주지 않았으나 곽씨와 김씨 사이에 채무 관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곽씨는 수사 당시 경찰의 수사선상에도 올랐으나 사건 당일 같은 횟집 종업원과 술을 마시던 알리바이가 확인되어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3.4. 비면식범[편집]

상술한대로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의 현장 분석과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이 2명 이상의 비면식범일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김씨는 범인에 의해 강제로 택시에서 내리거나 끌려나오지 않고 스스로 운전을 마친 뒤 내렸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1999년 당시 고양시 화정동은 단란주점, 다방,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가 즐비한 굉장히 번화한 유흥가였으며, 그 때문에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녔고 칼부림 사건도 생기는 등 범죄도 상당히 자주 일어났다고 한다. 이 정보들을 종합하면 김씨는 고양시 화정동에서 잠시 택시를 세우고 내렸다가 화정동 인근을 배회하던 조직폭력배나 건달 등과 시비가 붙어 살해당했고, 이후 파주시까지 옮겨져 버려졌으리라는 추정이 나왔다. 김씨 유가족의 증언에 의하면 김씨는 요금 문제로 시비가 붙은 손님에게 돌을 던지는 등 충동적이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다고 하므로 그런 이들과 시비가 붙기 더 쉬웠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건 당시의 경찰들은 김씨의 시신에 택시 열쇠가 있었고 택시의 문이 잠겨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이에 대해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때문에 화정동 인근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파주시를 중점적으로 수사했다. 그러나 범죄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시신 유기는 범인의 생활 반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기에 오히려 범인은 파주시와는 연고가 없을 확률이 높았다고 한다. 엉뚱하게 파주시와 피해자 주변인들을 조사하는 동안 화정동에 연고가 있었을 범인을 잡을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3.4.1.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의 범인[편집]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는 1년 전에 있었던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이거나, 적어도 한두명의 범인이 겹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단순 의혹이라고 보기에는 두 사건은 유사점이 굉장히 많다.
  • 1. 범인과 피해자는 비면식 관계로 추정된다.
  • 2. 지나친 폭력성: 본 사건과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 모두 피해자의 목을 참수하듯 칼로 깊게 베는 행동이 나타났다. 이는 살인사건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아마도 두 경우 모두 다른 곳에서 쌓인 분노를 비면식 관계의 피해자에게 투사한 것으로 보인다.
  • 3. 금품을 많이 남김: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에서도 범인들이 현금과 귀금속 일부를 챙기긴 했으나 피해자들의 귀중품을 상당히 많이 남기고 떠났다. 본 사건도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시신에 금반지나 현금 등이 그대로 남겨져있었다. 두 경우 모두 금품을 목적으로 한 살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 4. 범행 장소: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은 서울 강남의 유흥가, 본 사건은 고양시 화정동의 유흥가로 범인이 수도권 일대에서 유흥가를 자주 출입하는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
  • 5. 결박 형태: 결정적으로, 상술한 손목을 엉성하게 결박한 매듭의 형태는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 피해자의 결박 형태와 동일하다. 범죄심리학자들은 이를 범인의 '시그니처'라고 보았다.

비록 본 사건의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범행의 양상으로 보아 범인의 살인은 이것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고 이후로도 여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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