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왕십리동 방화 살인 사건 > 자료실

2010년 10월 21일 오전 3시 30분에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한 아파트[1]에서 벌어진 방화 살인 사건. 관련 기사

당시 중학교 2학년이였던 이 모군(당시 13세)[2]이 아버지가 가정폭력을 일삼은 것에 앙심을 품고, 이틀 전부터 계획을 세운 뒤 방화하여 일가족 4명을 살해한 존속살해 사건이다.[3] 

평소에 춤을 추거나 사진을 찍는 등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았던 이 군은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평소 예술 직종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판사, 검사가 되라며 꾸짖으며 이 군의 뺨을 때리고 골프채 등으로 심하게 폭행하는 등 가정폭력이 심한 편이었다. 이에 이 군은 아버지에게 큰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주변 주민들의 진술에도, 아버지가 자식을 심하게 폭행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단, 이것은 이 군의 증언일 뿐이며 학교 관계자나 주변 인물의 진술에서는 불량기가 있었다는 발언도 있고 범행 과정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볼 때 진위는 불분명하다.

범행 계획을 짠 이 군은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8.5L를 구입했다. 그리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과학 실험에 사용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군은 휘발유를 배낭에 넣고 집에 온 뒤 자신의 방에 숨겨두고 하룻동안 기다렸다.

사건 당일 새벽 이 군은 아버지가 안방, 어머니와 여동생은 거실, 할머니는 작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방에서 부엌, 거실까지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를 이용하고 방화하고 도주하였다.

나중에 이 군은 경찰에서 "아버지만을 살해하려는 계획이었으나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도주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이 자고 있는 것을 보고서도 집안 곳곳에 휘발유를 뿌린 것으로 보아 신빙성이 의심된다.

이 군은 CCTV에 찍히는 것을 막기 위해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계단을 통해 10층을 내려갔으며, 그대로 도주하여 주변을 1시간 30분 동안 배회했다. 불은 이 아파트 149.5㎡(46평) 중 49.5㎡를 태운 뒤 출동한 소방관 80여명에 의해 24분 만에 진화됐고 이 군은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돌아왔다.

주변을 배회하던 중 근처에서 만난 노숙자에게 휘발유 냄새가 배인 점퍼를 벗어주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하였다. 아파트 단지로 돌아온 뒤 경비원에게 불이 난 호수를 물어보고, 대답을 듣자 어머니를 찾으며 통곡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뒤 태연하게 경찰에게 "홍대거리 근처에 있었고 택시를 타고 귀가했더니 불이 나 있었다"고 증언했으나 이미 경찰에서는 이 군이 범행에 쓸 휘발유를 옮기는 모습과 범행 후 급하게 도망치는 모습이 찍힌 CCTV를 확보하고 있어 덜미가 잡히게 된다.

이 사건으로 범인 이군의 아버지(48)[4] 이모씨와 어머니 최모(40)[5]씨, 여동생(10)[6]은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할머니 박모(74)[7]씨는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호송되던 중 사망하였다.

화재로 출동한 소방관 70여명은 불이 난 집의 위층을 돌면서 아파트 주민들을 깨워서 대피시켰으며, 화재경보음을 들은 주민 수십명이 한꺼번에 건물을 뛰쳐나오면서 극심한 혼란이 벌어졌다. 소방서의 대처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존속살해 정도가 아니라 대량살인이 될 뻔했다.

이러한 계획적이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이지만, 형법상 미성년자(촉법소년)에 들어가는 관계로 검찰의 기소는 불가능하고 가정법원으로 송치되었고 이로 인하여 미성년자들의 흉악 범죄에 대한 대책 및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의한 피해자로 범인을 감싸 동정표를 주려고 하는 의견도 적잖게 있긴 하지만 실제 상습적인 가정 폭력이 이루어졌는지 범인 본인의 진술 외에는 확인할 길이 없으며 오히려 범인 본인이 불량스러운 행동을 참다 못한 아버지가 우발적으로 폭행한 것뿐이라는 이웃의 증언도 있다. 또한 설령 가정폭력이 사실이라 해도 가족 전부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은 도저히 편을 들어줄 수가 없다. 구의동 고3 존속살인 사건과 명확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현재 이 군은 소년원에서 출소한 걸로 추정된다.[8]

당시 고모도 같이 살고 있었으나 고모는 일 때문에 귀가가 늦어져 참변을 피할 수 있었다.

소설가 조정래가 이 사건을 인문학 강연 중에 언급 한 적이 있으며 저서 <풀꽃도 꽃이다> 에서도 해당 사건을 우리나라의 잘못된 교육열이 불러온 비극이라고 표현하였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1년 만에 또다른 끔찍한 존속살해 사건이 일어났다.[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