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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적 질병, 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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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370회 작성일 23-01-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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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을 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변해버린다. 창의적 생각과 긍정적 기분이 샘솟고, 수줍음도 사라지며, 말과 행동에도 자신감이 넘치고, 며칠 동안 잠을 자지 않아도 생기가 넘친다. 그러다가 서서히 어둡고 불안한 상태가 지속된다. 좋게 느껴지던 친구들이 나를 괴롭히는 대상이 된다. 이전에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던 것들이 한 순간에 심각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명확하고 창의적인 두뇌는 방금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못할 정도로 흐릿해지고, 아침마다 찾아오는 피곤함과 무기력함이 고통스럽다.

기분이 들뜨다가(조증) 가라앉는(우울증)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조울증(양극성 장애) 환자의 일반적인 마음 상태다. 심한 경우 조울증 환자는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병적인 도박을 하기도 하고, 일탈행동을 하거나 충동조절이 어려워 사회생활에 지장을 겪기도 한다.

조증과 울증의 정도에 따른 조울증의 다양한 형태

조울증은 평생 동안 조증 또는 우울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조증만 계속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우울증이 대부분이며 가끔씩만 조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 등 경과는 다양하다. 평생 몇 번의 조울 증세를 경험하는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조울 상태를 경험하는지, 얼마나 지속되는지 역시 개인마다 다르지만, 외국의 연구에서 평균적으로 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평생 9~10회의 조증 또는 우울 삽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임상적인 진단 기준에는 맞지 않지만 주관적인 불편을 느낄만한 기분의 상승이나 저하를 겪는 횟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울증이 나타나는 양상도 다양하다.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하지만, ▲우울증이 반복적으로 발병하는 상태로 우울장애 환자로 진단되어 치료받다가 뒤늦게 조증이 발생하여 조울증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그 외 ▲뚜렷한 우울증 없이 조증만 지속적으로 발병하는 경우, ▲조증 증상의 정도가 약하게 발병하는 경조증(약한 조증)이 발병하는 경우, ▲조증 또는 우울증 어느 한 쪽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우 등 많은 조합이 가능하다.

때로는 ▲우울증과 조증이 혼재된 상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조증 상태라고 해도 의구심과 우울한 기분이 동시에 느껴지며, 최고의 활동성을 보일 때도 불안감을 느끼고 불면을 경험하며 심지어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는 것이다. 극적인 기분 변화가 단 하루 만에 오락가락하며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기분의 변화가 하루 중에도 변하거나, 하루만에 변하는 것은 전형적인 조울증은 아니다. 우울증상도 2주 이상 지속되어야 하는 등 일정 기간 동안 병적인 기분의 상승이나 저하가 있어야 조울증이라고 할 수 있다.

조울증은 정신의학적 진단명으로 양극성 정동장애 또는 양극성 장애로 불린다.

양극성 장애는 병의 경과상 조증 발병이 필수적인데, 조증의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 ‘약한 조증(경조증)'만 있는 경우는 ‘제2형 양극성 장애’라고 하며, 한 번이라도 일반적인 조증(경조증과 비교하여 증상이 깊은 조증)이 있었다면 ‘제1형 양극성 장애’로 분류된다.

조증과 경조증을 구분하는 기준은 명확하게 제시할 수 없지만, 당장의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조증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나, 증상의 지속 시간이 짧은 경우를 경조증이라고 한다. 경조증이 있는 경우는 창의성과 생산성이 적당히 증가되어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당사자의 변화된 태도를 언급해도 자신은 그것을 정상이라 믿는 경우가 많다. ‘조증’ 상태에 있을 때는 극도로 기분이 좋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의 흐름이 빨라지며, 말도 많아진다. 에너지가 넘쳐 성욕도 증대되고, 수면시간도 짧아지고, 미래에 대해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불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원하는 일에는 과감한 저돌성과 추친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만족할 수 있다.

우울증에서 조증으로 변할 때… 창조의 샘물 솟아나

흥미로운 점은 조울증 환자의 기분이 우울한 상태에서 즐거운 상태로 전환될 때, 뇌의 활동이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이 때 뇌는 전두엽 아랫부분의 움직임이 차츰 가라앉고 윗부분의 활동이 증가한다. 이는 창의력이 발휘될 때의 뇌와 유사한 상태다. 오감이 열리고, 영감이 떠오르고, 안 풀리던 문제가 떠오른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열정적이고 창의적 활동을 하는 예술계통 사람들에게는 조울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가 모차르트나 슈만, 화가 반 고흐,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와 커트 코베인,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조울증 환자였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조울증의 영향으로 자살로 생을 마친 경우도 종종 있다.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어

조울증은 정신질환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생각되는 병 가운데 하나다. 기분의 변화를 정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변화라고 여기며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치료 경과 중 증상이 호전되어 정상적인 상태로 되면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여 재발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 조증과 우울증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재발될 때마다 학업, 직업 활동이 중단되어 회복 후에 일상생활 복귀가 어려워져 생활에 곤란을 겪게 되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또다시 재발을 일으키기도 한다.

발병 초기에 꾸준히 치료를 받을 경우 수 년간의 치료를 통해 상당히 호전되기도 하나, 반복적인 재발이 있는 경우는 다른 내과적인 만성질환처럼 평생에 걸쳐 치료를 유지하며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환자 개인에 따라 특정한 계절에 조증이나 우울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시기에 치료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임과 동시에 규칙적인 생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발병을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일반적인 치료 관련 사항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알아 두면 도움이 된다.

첫째, 약물치료를 한다. 현재까지 의학적인 근거에 의하면 조울증의 치료 및 재발 예방에 약물치료가 제일 도움이 된다. 다른 정신질환과 유사하게 조울증은 뇌 신경세포간의 작용을 통제하는 화학적 신호체계의 불균형이 발병의 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 리튬이 있으며, 그 외 뇌전증(간질) 치료제 중 일부(발프로익 산, 카바마제핀, 라모트리진)가 기분의 변동을 막아 주어 조울증의 증상을 개선시킨다. 항정신병 약물 또한 증상 개선의 효과가 있어 리튬 등과 같이 사용된다. 경우에 따라 우울증상이 심할 경우 항우울제가 사용되기도 하나, 우울증상의 회복이 조증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리튬이나 발프로익 산, 카바마제핀의 경우 혈액 검사를 통해 약물이 신체 충분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약물 복용 및 검사는 진료하는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둘째, 정신치료를 받는다. 정신치료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 흐름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한다. 감정의 변화를 조기에 알아차리게 되면 증상으로 인한 대인관계, 일상생활에서의 부적응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조절이 가능해진다.

셋째,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한다. 밤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눈뜨는 시간을 정해놓는다든지, 학업이나 업무 부담을 조절하여 짧은 기간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고, 규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활 방식은 갑작스러운 기분 변화가 발생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넷째, 과도한 음주를 하지 않는다. 특히 기분이 우울하다고 술로 달래는 것은 알코올 중독이라는 또다른 정신질환을 불러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가족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자신이 질병으로 받는 고통에 대해 주변인과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조증이나 우울증이 심해졌을 땐 스스로는 자신의 상태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주변의 판단과 도움이 필수적이다. 가족이 모여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 서로 의견교환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자의 역할에 대해 파악하면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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