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멍 때려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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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516회 작성일 23-01-17 17:15본문
멍 때리는 시간이야말로 우리의 두뇌를 깨우고 명쾌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기계가 아닌 사람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우리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 신동원 <멍 때려라!> 중에서-
스마트폰 공화국에서 사는 현대인의 뇌는 하루 종일 바쁘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길거리를 가다가도, 하물며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만지작거린다. 한가한 틈을 참지 못하고 메시지를 읽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SNS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TV를 보면서도 문자를 하고, PC로 문서를 다운로드 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한다. 집중 뒤, 휴식의 순간은 별로 없다. 처리해야 할 정보들로 뇌는 몸살을 앓고 있으며, 잠깐의 쉬는 시간에도 게임이라는 자극에 호출당해야 한다.
문명의 이기에 지배당한 우리는 뇌를 너무 혹사시키는 것이 아닐까?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정신과에는 치매 상담을 하러 오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한다. 뇌에 들어오는 정보는 많은데 두뇌의 용량은 정해져 있으니 디지털 과부하에 걸려 건망증이 생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뇌를 방치하면 입력된 정보들이 공중에 흩어져버리거나,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디지털 치매’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혹사당하는 현대인의 뇌는 그 어느 때보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밥 먹은 이후에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컴퓨터에 자료 입력 후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맘 편하게 뇌를 쉬도록 해보자. 갖은 정보에 뇌를 혹사시키지 말고, 정신을 충분히 이완시키며 생각과 감정이 제멋대로 흐르도록 놔두는 것이다.
몸의 이완운동으로 스트레칭이 있다면, 정신의 이완운동에는 ‘멍 때리기’가 있다. 멍 때리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것’이다.
멍 때리는 동안 뇌는 휴식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인간의 뇌가 휴식을 취할 때는 뇌의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 불리는 부위가 활성화된다. 이때, 뇌는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그동안의 정보와 경험을 정리한다. 불필요한 정보가 제거된 공간에는 기억이 축적된다. 불필요한 정보가 정리되지 않으면 그동안의 정보와 경험을 저장할 공간이 축소돼 기억을 저장하기가 어려워진다. 정신이 ‘깜박깜박’하는 것은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 수 있다.
물론 ‘멍 때리기’를 습관적으로 자주 한다고 해서 뇌의 활동성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습관적으로 멍 때리기를 하면, 뇌세포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가능성이 높아지고,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는 등 부정적인 사례들도 많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두뇌를 너무 사용하지 않고, 멍 때리기를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생각은 비울수록 채워진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멍 때리며 목욕을 하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다. 멍하게 있는 동안 무심코 생각이 닿는 곳에서 우리는 뜻밖의 통찰을 얻으며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머리를 비우는 시간은 그만큼 중요하다.
뇌에 휴식을 주는 방법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만나기
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질 높은 대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인터넷 속 관계는 손쉽게 맺고 끊을 수 있다. 그만큼 관계의 깊이가 표층적이다. ‘페친(페이스북 친구)’ 수를 늘리는 것보다 깊이 있는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를 만나서 따뜻한 식사를 하면서 대화와 감정을 나누는 것은 마음뿐 아니라 뇌를 위해서도 좋다.
짧은 낮잠 자기
점심을 먹고 나면 졸릴 때가 많다. 식사 후에 많은 피가 위장으로 몰리다 보니 뇌로 가는 피의 양이 줄어들어 뇌의 활동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이때 푹신한 의자에 기대어 10~15분 정도 낮잠을 자는 방식으로 뇌에 휴식을 주자. 짧은 낮잠이라도 피곤이 가실 뿐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이 회복되어 두뇌가 한층 활력이 생길 것이다
하루 15분 온전히 휴식하기
하루에 몇 분은 모든 업무에서 벗어나 정신과 몸의 긴장을 풀고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만끽해보자. 정신이 맑아지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회사 옥상에서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것도 방법이고, 하루를 되돌아보며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 15분 햇빛 쬐며 산책하기
햇빛을 쬐면 행복물질인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이 세로토닌은 뇌의 공격성, 폭력성, 의존성을 조절하고 평상심을 유지하게 해주며,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여주는 등 뇌 기능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준다. 체내 비타민 D의 생성을 도와 치매를 예방한다는 연구도 있다. 적당하게 햇볕을 쬐는 시간, 하루에 조금만 투자해 산책을 해보자. 강이나 호수, 나무 등 자연을 배경으로 산책하면 좀 더 평온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