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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에 따른 사고 및 정서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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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530회 작성일 23-01-1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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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사회적 상황에서 관계를 형성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마시기도 하고, 혹은 단순히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마시기도 한다. 또 수치심, 좌절감, 패배감, 불안, 외로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술의 힘을 빌릴 때도 있으며, 때론 어찌할 수 없는 분노를 다스리고자 술을 찾을 때도 있다.

이처럼 ‘음주’는 자신의 기분을 더 좋게 만들거나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알코올이라는 약물로서 자신의 기분을 변화시키려는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이다. 즉, 알코올이라는 약물이 주는 효과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과 취지와는 달리 음주는 때론 불유쾌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우리의 기분을 변화시키는데 그치는 약물이 아니라, 실은 뇌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는 신경 ‘독’이 바로 알코올이기 때문이다. 술을 적당히 마신다면 우리 몸에서 알코올의 독성을 해독해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혹은 지속적으로 알코올이 몸에 투여될 경우 우리 몸의 해독 기능이 이를 이겨내지 못하게 되어 결국 뇌 신경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만성적인 음주와 반복적인 폭음은 치매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알코올로 인한 뇌 손상은 사고 장애 혹은 정서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인격의 변화 뿐 아니라 우울, 불안, 환시, 환청 같은 정신병적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알코올에 의한 사고(思考)장애

알코올로 인한 사고장애는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부정’ 이다. 술 취한 사람에게 술이 취했으니 그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나 안 취했다”이다. 이렇듯 술에 취한 사람들은 자신이 술에 취했다는 사실조차도 부정한다. 마신 술의 양과 기간을 부정하고 술로 인한 폐해와 악영향들을 부정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음주 운전에 처음 걸린 사람보다, 세 번째 걸린 사람이 자신의 음주문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술로 인해 자신이 어떠한 손해를 보고 폐해를 겪고 있는지, 자신의 음주 문제로 인해 가족들과 동료 친구들이 얼마나 힘들어하고 상처받고 있는지를 부정하고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주 보이는 사고장애로 인한 증상 중 하나는 상황판단 능력의 저하다. 즉,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채 상황판단을 하고, 의사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술에 취한 사람들은 자신의 음주 행동으로 인해 약속을 어기거나, 출근시간을 지키지 못하거나, 업무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보이게 된다. 이는 알코올에 의한 대표적인 사고장애 중 하나로 알코올에 의해 자신의 행동 결과를 예측하는 사고능력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고도 음주운전을 시도하거나,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무모한 시도를 하다가 다치는 등의 일도 이처럼 상황판단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난다.

충동적인 의사결정 역시 알코올에 의한 사고 장애의 대표적인 예다. 자신의 행동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채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어떤 결정을 즉흥적으로 쉽게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엄청난 폐해가 닥칠지에 대해 미리 생각하지 못하고, 술김에 누군가의 빚 보증을 서주거나 돈을 빌려주어 경제적인 손해를 입는 등의 어리석은 판단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알코올은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야기시킨다. 타인의 긍정적인 조언도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이렇게 삐딱하게 받아들이거나, “그래, 다 내가 못난 놈이라서 그렇다”이런 식으로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인다. 매사에 비관적이며 부정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자신의 감정도 점점 부정적으로 변해간다.

알코올에 의한 정서(情緖)장애

알코올은 인간이 가진 사고능력만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조절하고, 이해하고, 표현하고, 교류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 정서장애를 초래한다. 알코올에 의한 정서장애는 우선 부정적 감정의 악순환을 들 수 있다.

어린 왕자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술을 왜 마셔요?” “내가 부끄러운 놈이란 걸 잊기 위해서야.” “뭐가 부끄러운데요?” “술을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우리가 술을 마실 땐 스트레스, 좌절감, 수치심, 외로움을 잊기 위해서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술이 깨고 나면 이 부정적인 생각들은 더욱 강하게 되돌아오게 된다. 그럼, 다시 그 감정들을 잊기 위해 또 술을 찾는다.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원인이나 이유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부정적인 감정과 그로 인한 음주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뿐이다. 결국은 음주로 인해 매사에 부정적이며 비관적이고 분노와 불만으로 만 가득 차 있는 사람으로 변해가게 된다.

두 번째, 정서적 의사소통의 장애이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 배려하는 능력은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사회성의 기초이다. 술자리에서 초반에는 감정이 증폭되어 감정적인 의사소통이 더욱 잘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술에 취하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일방적인 자기 주장만을 펼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감정에 취해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알코올은 인간이 가진 경청, 이해, 공감, 소통 능력을 파괴하게 되며 본인의 음주로 인해 고통 받는 가족, 친구, 동료 등의 불행과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

세 번째, 감정조절 능력의 상실이다.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다. 취해서 그 사람의 솔직한 감정이 표현되는 분야가 ‘연애사’라면 누가 말리랴. 하지만 음주로 인해 감정조절 능력이 마비되어 폭력, 욕설, 자해 등 충동적이며 극단적인 감정 반응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수많은 실수와 상처를 준다면 민폐가 따로 없다.

이런 감정적 상처는 결국 인간 관계의 단절을 초래한다. 많은 이들이 사회적 관계를 위해서 술을 마시거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술을 마시지만, 도리어 술로 인해 소중한 관계를 잃고,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들어 더욱 외롭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심할 경우는 알코올성 치매 등이 생겨 자기자신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알코올로 인한 사고 및 정서 장애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주량이 많아지고 음주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도 알지 못하게, 조금씩 조금씩 악화되어 간다. 그래서 더 무섭다.

술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마셔야 한다. 술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술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 채 만성적인 음주와 폭음을 반복하면 부지불식간에 점점 악화되어 갈 뿐이다.

때문에 평소 그만큼 술을 멀리하고, 술을 마실 때도 몸이 충분히 해독할 수 있도록 적정음주와 절주를 지키며, 술을 마시는 빈도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간세포와는 달리 회복되기가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한 순간의 충동적이고 우발적인 말과 행동으로 인해 타인이 받게 되는 마음의 상처 또한 회복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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