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괘씸죄로 피해를 보기 쉬운 경우 중 하나가 상급자에 대한 직언이다. 상급자에게 직언을 하기 전에 직언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아량이 있는 상사인지, 아니면 조그만한 것을 가지고도 원한을 품을 찌질이 상사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상사가 매우 유능하고 시야가 넓은 인물이라면, 부하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말해도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칭찬을 듣는다. 하지만 상사가 무능하고 권위만 내세우는 등신이라면, 부하 직원들은 말 한마디도 조심해서 해야한다. 자유로운 대화는 꿈도 꿀 수 없다. 상사가 부하의 직언을 들어 줄 아량이 되는가 마는가는 부하가 알아서 눈치를 채야 하기 때문에, 비유하자면 찍기와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속좁은 상사에게 직언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직장생활에서 경험적으로
배우기 싫어도 배우게 된다.
땅콩 회항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때문에 속좁은 상사 곁에는
똥파리보다 못한 간신배들만 잔뜩 꼬인다. 직언을 하는 부하는 보복을 한답시고 한직에 몰아넣는 식으로 위해를 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작자들에게 두 번 세 번씩 직언을 해 줄 충성스러운 부하는 없다.
예컨대, 수십 명이 일하는 조직에서 멍청한 방식의 대외 보도자료가 나오면 외부인 입장에서는 "저렇게 수십 명씩이나 모여서도 저것밖에 못하냐? 저 사람들은 하나같이 진짜 멍청한가 보다"라고 조롱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윗대가리 하나가 멍청한 방식의 지시를 하고, 밑의 사람들은 뻔히 조직 전체에 해를 끼칠 걸 알면서도 스스로의 인사고과를 지키기 위해서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상급자의 지시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일어난다 해도 어지간히 멍청한 상사라도 잘릴 일은 없으며, 발생한 문제는 아랫사람의 잘못으로 덮어씌우면 끝이다. 하지만 상급자의 모가지를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의 대형 사고가 터지면, 바로 여기서 아량 있는 상사와 속 좁은 상사 사이의 처신에 엄청나게 큰 차이가 생긴다.
만일 속 좁은 상사가 부서장을 차지하고 앉아 폭언을 하고 다닌다면,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는 건 인지하고 나서 다음 행동을 하는 게 좋다.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이런 인간들은 결코 부서장 같은 중견급 직위까지 올라갈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형의 상사가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부하들이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사측에서 무조건 상급자 편을 들어 준다는 것이다. 대부분 그 상사가
높으신 분들과 연줄이 있는 경우다.
이런 상사에 대한 대책으로는 인사팀에 찌르기, 부당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항의하기를 택했을 경우, 속 좁은 상사가 장악하고 있는 조직에서는 전혀 달라지는 게 없으며, 한 번 이런 일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배신자로 간주되어 3~5년씩 두고두고 치졸하고 교묘하게 보복이 들어오게 된다.
사무실에서 욕설을 하거나 고함을 지르면 대기업에서는
그 날 바로 징계 조치에 들어가지만 공공기관 및 공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아무 징계 조치가 없다. 거기 대해 항의를 하는 것이 오히려 속 좁은 상사에게는 하극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내가 안 짤리면 다른 사람들도 절대로 안 짤리는 철밥통이라서 사무실에서 욕설을 하거나 고함을 지르는 등의 만행을 저질러도 별 문제가 없어서 문제다.
[7]그만두고 나가면서 항의를 할 경우, 속좁은 상사 중에는 이직이나 재취업까지 쫓아다니면서 방해할 정도로 치졸한 사람이 많으며 대기업 부장~임원 선이면 동종업체에 입김 넣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갈굼을 조용히 듣되 불만을 얼굴에 표시하는 식으로 대처한다 해도 가만히 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더 큰 손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남은 방법 중에는 조용히 그만두되 그 이유를 '조직 생활 불화, 무능한 상사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지병, 육아,
일신상의 사유, 가사 종사' 등 엉뚱한 이유를 대고 그만두는 것이다. 이러면 적어도 속좁은 상사에게 보복은 당하지 않는다. 그 외의 방법으로는 억지로라도 참으면서 그냥 다니는 것도 있다.
뒷감당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합의도 안하고 빨간줄 그을 각오(?)가 있다면 말이지그런데 세상 일은 알 수가 없으니, 곱게(?) 주먹질 수준에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회사 내에서 살인을 한 적도 있다! 2011년에 모 회사에서 정신나간 것으로 악명높은 상사에게 선을 넘은 갈굼을 듣던 부하 직원이 도저히 못 견뎌서
허리 벨트를 풀어 상사를 교살한 사례가 정말로 있다.(...) 당연히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의 여론은 피해자에 대한 동정은 일절 없었으며
잘 죽였다,
죽어도 싸다 정도의 비꼬는 반응뿐이었고, 심지어 법정에서도 우발적 범행이라는 이유로
무기징역도 아닌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8]이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나서 적어도
삼성그룹과
현대그룹 등과 같은 대기업들 쪽에서는
중간관리직들에게
목숨을 보전하고 싶으면 지나친 갈굼을 자제하고, 정말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면 공식적으로 감사부 또는 인사부에 연락해서 조치하라는 올바른 쪽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및 공기업과 중소기업은 결국 자기들 뒷배를 믿는 모양인지 아직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진짜 이런 곳에서도 사람 한 명 죽어야만 정신차릴 모양(...).
미치광이 상사를 구별하는 정확한 방법은 없다. 다만, 정상적인 채용 과정을 거쳐 오랜 기간 성실하게 근무해서 남들보다 빨리 승진한 상사일수록
융통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재벌 2세 등의
낙하산 인사로 들어온 상사,
연공서열에 기대어 겨우 높은 직급을 차지했고 사기업에서는 버텨내기 힘든 무능한 상사
[9]를 대할 때는 웬만하면 후자의 케이스로 간주하고 직언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